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1% 이상 하락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친환경 정책이 쏟아지며 신재생에너지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눈앞…관련株 '햇살'
6일 국내 태양광 대장주인 한화솔루션은 1.14% 내린 4만3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32%까지 올랐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다. 세계 1위 풍력발전타워 제조업체인 씨에스윈드와 풍력터빈 제조업체 유니슨도 오후 들어 약세 전환하며 각각 0.88%, 0.31%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82% 빠진 것에 비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재생에너지주는 올해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 8월 말부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 20일 이후 한화솔루션은 20.80%, OCI는 49.7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60%)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신재생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세계 각국에서 탈(脫)탄소 정책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발표되자 오전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촉진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대규모 발전소에 적용되는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RPS) 비율이 올해 9.0%에서 2026년까지 25.0%로 상향 조정된다. RPS는 500㎿ 이상의 발전 설비를 보유한 사업자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도록 하는 제도다. 의무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비율에 해당하는 용량만큼 신재생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으로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REC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며 가격이 하락했는데 개정 이후에는 REC 가격이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RPS 비율 확대는 국내 태양광·풍력업체의 수익성을 높이고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린플레이션(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각국은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35년까지 영국의 모든 전기를 청정 에너지원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대표적 국가다.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상대적 가격 메리트가 부각된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연구원은 “탄소배출 에너지원의 가격 변동성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명분을 제시한다”며 “화석연료 초강세로 청정에너지와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