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관계였다'며 무고로 고소한 것도 불법행위"
법원, '제자 성폭행' 코치에 3천만원 배상 판결
전 유도선수 신유용(26)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은 전직 유도 코치가 신씨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7단독 박나리 판사는 최근 신씨가 전직 유도 코치 손모(37)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손씨가 신씨에게 3천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손씨는 전북 고창군 한 고교 유도부 코치였던 2011년 8월 1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신씨를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됐다.

손씨는 신씨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자 두 사람이 서로 연인이었다며 신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해 무고죄로도 기소됐고, 이에 대해서도 유죄를 확정받았다.

1심에서는 성추행·성폭행 혐의에 징역 6년, 무고 혐의에 징역 5개월이 각각 선고됐으며 항소심에서는 두 사건이 병합돼 총 징역 6년 5개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신씨는 2019년 10월 손씨의 거짓 고소와 서로 연인 관계였다는 거짓 주장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1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손씨의 무고 행위는 신씨에 대한 불법행위"라며 신씨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손씨의 무고로 신씨가 상당한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손씨가 신씨에게 고소하지 말라고 종용한 것이 불법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손씨가 옛 유도부 제자들에게 거짓 증언을 회유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신씨는 또 손씨의 배우자이자 자신의 고교 시절 다른 유도부 코치였던 A씨를 상대로도 5천만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A씨는 신씨가 손씨와 부정을 저질러 피해를 봤다며 신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가 손씨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소송을 취하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소송이 신씨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행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 가해자들이 피해자에 대한 문제 제기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발하고 남용하는 무고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기 쉬운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임을 법원이 공감하고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