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했던 금융기관이 모두 사업계획에 대해 ‘저위험 고수익’ 사업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4000억원이 넘는 배당수익에 대해 “리스크(위험)를 감수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해명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1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입찰 과정에 참여한 세 곳의 컨소시엄의 하나은행, 산업은행, 메리츠증권 모두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사업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인허가 지연 및 불발에 따른 위험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장동 개발의 공모사업자로 선정된 하나은행은 사업계획서에 “신규 공급에 대한 대기 수요가 풍부하다”며 “기존 성공적인 사업 사례 대비 월등한 수준의 이익률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인허가 리스크에 대해서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인허가 관련 대관 업무를 지원하고, 토지 보상 업무 대행 및 계약 체결을 추진한다”고 적시했다.

공모에서 탈락한 산업은행과 메리츠증권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산업은행은 “사업지의 입지 여건이 우수하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인허가 업무 지원으로 인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적었다. 메리츠증권도 “강남권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대체지로서 부각 가능하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토지 보상 대행 및 관련 인허가 업무를 지원한다”고 했다.

세 곳의 금융기관은 이 같은 판단을 기반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수익률을 높게 측정했다. 하나은행은 사업비 대비 수익률을 24.3%, 산업은행은 18.74%로 예상했다. 박 의원은 메리츠증권의 예상 수익률도 15% 내외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 의원은 “건설업계에서 성공적인 개발 기준은 사업비 대비 1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당시 모든 업체가 15% 이상이었고, 2011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제출한 ‘성남시 도시개발공사 설립 의견 청취안’ 자료에서도 투자 대비 수익률을 29.2%로 예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이 지사 캠프가 그동안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고위험 고수익’이라고 한 해명이 거짓말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