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서 만난 안철수-김동연, 제3지대 접점 찾기?
제3지대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13일 오전 플랫폼 '통합과 전환' 준비위원회가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극중(克中)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이라는 주제로 연 강연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대(對)중국 정책과 전략을 다룬 책인 '극중지계' 저자인 정덕구 전 산업부 장관의 기조 발제 이후 두 사람은 지정토론자로서 향후 대한민국의 외교 전략과 미래 비전에 대한 각각의 견해를 내놨다.

한자리서 만난 안철수-김동연, 제3지대 접점 찾기?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두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과학기술과 외교를 꼽고 싶다"며 "과학기술 패권 전쟁 시대에 외교와 과학기술이 유기적 관계에 있는 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전 세계적 역학관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각 대선 후보마다 국익을 극대화하는 생존전략에 대해 정책경쟁을 해야만 우리의 미래가 있다"며 "결국 미국과 중국 양쪽에 꼭 필요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지만 외교는 죽고 사는 문제란 말이 있듯이 가장 빨리 외교역량을 기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며 초격자 기술을 10개 정도 확보한다면 우리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총리는 "안 대표는 과학기술을 강조하고 옳은 말씀을 하셨지만 저는 경제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강조하고 싶다"고 언급, 시각차를 드러내며 차별화에 나섰다.

김 전 부총리는 "코로나 이후 5~10년 이후에 지속가능한 경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경제·사회·교육 부문에 있는 금기를 깨야 한다"며 "외교 문제나 중국의 변화 대응에도 우리가 가진 경제·사회·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외교가 국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과는) 동맹은 동맹답게 가치를 공유하고, 중국은 경제 파트너로서 상호 이해관계를 존중하는 축으로 나가야 한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국익에 기초한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자리서 만난 안철수-김동연, 제3지대 접점 찾기?
이날 행사는 두 사람이 처음 조우하는 자리로 이목을 끌었지만, 상호 토론이나 제3지대 연대와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양 측은 "우연한 만남이었을 뿐"이라며 사전에 서로 참석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장은 양측이 직접적인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지만, 경쟁적 파트너로서 두 사람이 제3지대 세력화를 이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와의 추가 접촉은 없다"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열린 자세로 만나 볼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김 전 부총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대표 이외에도 추석 전까지 제3지대에 속한 인물과 추가적인 만남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