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9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 선정
"새 생명 평안 염원한 '숙종 태항아리' 만나보세요"
조선 왕실은 아기가 태어나면 태아를 둘러싼 조직인 태(胎)를 항아리에 넣은 뒤 길한 날을 정해 좋은 곳에 묻었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는 조선 명종의 태항아리를 봉안한 곳이다.

태실에 오르면 평야와 낮은 산이 보이고, 시야가 탁 트여 명당이라는 느낌이 든다.

일제는 전국에 있는 조선 태실 54기를 파내 태항아리들을 경기도 고양 서삼릉으로 옮겼다.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996년 서삼릉 발굴조사를 통해 태항아리를 수습했고, 유물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1일 '9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 선정 사실을 알린 '숙종 태항아리'는 항아리 두 점과 간단한 정보를 담은 비석인 태지석으로 구성된다.

항아리 어깨 부분에는 구멍이 뚫린 고리가 달렸고, 뚜껑 손잡이에도 구멍이 있다.

끈으로 묶어 봉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높이는 외항아리 31.2㎝, 내항아리 17.3㎝다.

태지석에는 '신축년 8월 15일 묘시생 원자아기씨 태'를 뜻하는 한자를 새겼다.

신축년은 숙종이 탄생한 1661년이고, 묘시는 오전 5∼7시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조선 왕실 태항아리는 새 생명이 평안하게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공예품"이라며 "조선의 중흥기를 연 숙종의 태항아리는 왕실의례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숙종 태항아리에 관한 콘텐츠도 제작해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한다.

"새 생명 평안 염원한 '숙종 태항아리' 만나보세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