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취임식, 단상에 오르던 하형주(62) 이사장은 40년 전 미국 LA올림픽 유도 95kg급 결승전을 위해 매트로 향하던 순간을 떠올렸다고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호흡을 조절하며 매트로 다가가던 그의 머릿 속에는 지나온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당시 올림픽을 준비해온 모든 과정이 떠올랐습니다. 준비가 선하고 판단을 옳게 했다면 반드시 결과는 좋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믿었지요." 그리고 그는 대한민국 유도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체육 재정의 98%를 책임지는 '젖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수장으로 나서며 그때를 떠올린 것도 그래서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하 이사장은 "1981년 바덴바덴 선언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을 관통하는 삶을 살아온 저에게 있어 서울올림픽의 유산을 계승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숙명과도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0년간 체육인이자 교수, 행정가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해온 저의 모든 경험을 쏟아 부어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한판 승부'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어무이 내 보이나?" 외치던 올림픽 영웅하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올림픽 영웅 1세대다. 서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고 국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달아오르던 1984년 LA올림픽, 예선부터 세계 강호를 줄줄이 꺾었고 시원한 승부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유도가 헤비급(95kg 이상)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금메달 확정 직후 "어무이, 내 보이나? 이제 고생 끝났심더"라던 그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과 자신감을 안겼다. 그는 체육인으로서 다채로운 경로를 개척해온 선구자이기도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제작해 지난 19일 개봉한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흥행 참패 위기에 놓였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백설공주는 개봉 첫 주 북미 시장에서 4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앞서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덤보(4600만 달러)와 신데렐라(6790만 달러)보다 낮은 성적이다. 백설공주 실사판은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IMDB에서는 10점 만점에 2.2점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네이버 네티즌 평점이 개봉 5일 만에 2.42점까지 추락했다. 실관람객들의 평가인 CGV 에그지수도 69%로 '깨진 달걀'(70% 미만) 평가를 받았다. 중국에서도 개봉 후 3일 동안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극장 개봉 영화 상위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는 영화 백설공주 예약창에 단 한 명의 관객도 들지 않은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 미국인 이용자는 "디즈니에서 개봉하는 주요 영화가 개봉 첫 주에 이렇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이건 정말 최악"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백설공주는 1937년 디즈니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실사로 제작한 작품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당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디즈니 스튜디오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실사판은 캐스팅 단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원작에서 ‘눈처럼 하얀 피부’를 가진 공주로 묘사된 백설공주 역에 라틴계 배우 레이철 지글러가 캐스팅되면서 원작 훼손이라는 논란도 있었다. 약 2억7000만달러(약 39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백설공주 실사판은 예고편이 공개된 뒤 &#
정부가 오는 3분기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대상으로 한시적 '비자 면제' 조치를 예고하면서 제주 관광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간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특별자치도만 가능했던 무비자 체류 혜택이 사라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타 지역으로 분산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인 방한객 확대를 위해 3분기 시행 목표로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한시적 비자 면제에 나선다. 방한 시장에서 비중이 큰 중국 관광객 대상으로 입국 편의를 제공해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지난해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대한 상호 조치 성격이 강하다.현재 중국인이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지역은 제주도에 한정돼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2002년부터 관광객 유치를 위해 테러 지원국을 제외한 국적의 외국인은 30일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어서다. 제주도가 누리는 독점적인 혜택으로 관광객 유치에 효과적이란 분석이다.제주관광공사의 외국인관광통계에 따르면 작년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90만5696명이다. 이 중 138만3013명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전체의 73%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는 80%에 달한다. 2023년에는 중국인 방문객이 41만535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237% 급증한 138만3013명이 제주를 찾는 등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증가 폭이 컸다.정부의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 허용 방침이 제시되자 제주 관광업계가 비상이 걸린 이유다. 이렇게 되면 굳이 제주도를 찾을 이유가 줄어든다. 비자 없이도 국내 어디든 여행할 수 있게 된 만큼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를 찾아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