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을 걷어낸 인체 조각…최수앙 학고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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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46)은 인간의 몸을 묘사한 조각 작업을 해왔다.
신체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일부를 변형시켜 추상성을 더한 그의 조각은 연약한 인간의 모습과 현대사회의 부조리함을 은유했다.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28일 개막한 개인전 '언폴드(Unfold)'에서 작가는 그동안 보여준 작업의 틀을 한 겹 걷어낸 인체 조각을 선보인다.
신작 '조각가들'은 근육과 뼈가 노출된 인체나 동물 그림이나 모형을 뜻하는 '에코르셰'를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다.
전시장 가운데 놓인 조각 작업대 주변으로 피부 없이 인체 구조를 그대로 드러낸 조각가 세 명이 있다.
피부까지 사실적이었던 기존 작업과는 다른 느낌이다.
인체 근육은 하나하나 다른 색으로 칠해졌다.
조각으로 표현한 조각가들은 정교해 보이지만 실제와는 다른 허구적 형체다.
이들은 바닥에 엎드리거나 발판을 딛고 올라서는 등 각자 위치에서 작업에 열중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작업물은 보이지 않는다.
최수앙은 피부를 벗겨낸 조각가들을 통해 새로운 서사의 공간을 열었다.
감정이 개입된 서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할 여지를 마련했다.
작가는 "재현된 형상은 그 자체가 갖는 상징과 서사가 강하기 때문에 감정적인 서사가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의 작업과 거리를 두고 열린 상태로 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쉬지 않고 활동한 최수앙은 오랜 작업으로 양손에 과부하가 걸려 지난 2018년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거치며 그는 기존 작업에 대해 다시 생각했고, 재현의 대상에서 벗어나고 주체를 지우는 방향을 택했다.
회화와 조각의 경계에 선 신작도 선보인다.
도형 전개도처럼 그려진 '언폴디드' 연작은 평면이지만 앞뒷면이 보이도록 입체 작품처럼 설치됐다.
앞뒷면은 서로 연결된 듯하지만, 각각 독립된 형태로 존재한다.
가상의 전개도는 온전한 도형이 되지 않는 형태다.
면이 남거나 모자란 전개도에서도 열린 면모가 나타난다.
최수앙은 "수술 후 1년 넘게 작업 활동을 중단했다.
손이 묶이면서 습관적이었던 것들을 못 하게 됐고 오히려 열린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정해진 시스템 너머의 가능성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 29일까지.
/연합뉴스
신체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일부를 변형시켜 추상성을 더한 그의 조각은 연약한 인간의 모습과 현대사회의 부조리함을 은유했다.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28일 개막한 개인전 '언폴드(Unfold)'에서 작가는 그동안 보여준 작업의 틀을 한 겹 걷어낸 인체 조각을 선보인다.
신작 '조각가들'은 근육과 뼈가 노출된 인체나 동물 그림이나 모형을 뜻하는 '에코르셰'를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다.
전시장 가운데 놓인 조각 작업대 주변으로 피부 없이 인체 구조를 그대로 드러낸 조각가 세 명이 있다.
피부까지 사실적이었던 기존 작업과는 다른 느낌이다.
인체 근육은 하나하나 다른 색으로 칠해졌다.
조각으로 표현한 조각가들은 정교해 보이지만 실제와는 다른 허구적 형체다.
이들은 바닥에 엎드리거나 발판을 딛고 올라서는 등 각자 위치에서 작업에 열중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작업물은 보이지 않는다.
최수앙은 피부를 벗겨낸 조각가들을 통해 새로운 서사의 공간을 열었다.
감정이 개입된 서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할 여지를 마련했다.
작가는 "재현된 형상은 그 자체가 갖는 상징과 서사가 강하기 때문에 감정적인 서사가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의 작업과 거리를 두고 열린 상태로 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쉬지 않고 활동한 최수앙은 오랜 작업으로 양손에 과부하가 걸려 지난 2018년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거치며 그는 기존 작업에 대해 다시 생각했고, 재현의 대상에서 벗어나고 주체를 지우는 방향을 택했다.
회화와 조각의 경계에 선 신작도 선보인다.
도형 전개도처럼 그려진 '언폴디드' 연작은 평면이지만 앞뒷면이 보이도록 입체 작품처럼 설치됐다.
앞뒷면은 서로 연결된 듯하지만, 각각 독립된 형태로 존재한다.
가상의 전개도는 온전한 도형이 되지 않는 형태다.
면이 남거나 모자란 전개도에서도 열린 면모가 나타난다.
최수앙은 "수술 후 1년 넘게 작업 활동을 중단했다.
손이 묶이면서 습관적이었던 것들을 못 하게 됐고 오히려 열린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정해진 시스템 너머의 가능성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 29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