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로 탈모 겪는 친구 위해 만든 샴푸
지난 1월 21일 일본 Q홈쇼핑 창립 20주년 기념 특집 방송에 한국 중소기업 모담글로벌네이처의 천연발효 샴푸바가 전파를 탔다. 인공 화학성분 첨가물 없이 100% 천연성분만으로 만들어진 고체 샴푸바의 효능 설명이 이어졌다. 샴푸바 사용 첫날부터 배수구로 빠지는 머리카락 개수가 조금씩 줄어든 것을 카메라 앞에서 증명했다. 이날 하루 만에 모담 샴푸바(사진)는 2억4000만엔(약 25억16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은주 모담글로벌네이처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부족해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웠다”며 “해외 시장을 주로 공략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모담 샴푸바는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선정한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수출액이 2019년 48만달러에서 지난해 133만달러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고 했다.

모담 샴푸바는 100% 천연 성분으로 제조한 고체 샴푸바다. 항염, 항산화 효과가 좋은 약재 대자호를 비롯해 어성초, 녹차, 회향, 솔잎, 박하, 감잎, 흑삼, 흑마늘, 로즈메리, 모리가 등 천연 허브 20종의 성분이 포함됐다. 3개월 이상 발효 숙성 과정을 거쳐 주요 성분의 효능을 높였다. 고 대표는 “발효 기술과 비누 생산 공정의 한국과 미국 특허를 보유한 것은 물론 안전성과 탈모 방지에 대한 인체 적용 시험도 한국피부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해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담 샴푸바 개발로 한국여성발명협회 금상을 받기도 했다.

고 대표는 항암치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친구를 돕다가 제품을 개발했다. 1952년생인 고 대표는 아로마테라피 자격증을 갖고 피부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는 “항암 치료로 인해 두피가 손상되면서 탈모를 걱정하는 친구를 도울 방법이 없을까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오랜 연구 끝에 각종 약재 성분의 항염 효과를 내면서 거품이 잘 일어나고 수분에도 쉽게 물러지지 않는 천연 비누를 개발했다. 시범 삼아 만든 제품이 입소문을 타자 고 대표는 63세였던 2014년 창업을 결심했다.

고 대표는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그는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샴푸바 외에 마스크팩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여 미국, 동남아시아 등 수출을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