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지류 만나는 옥천 추소수역 녹차가루 뿌린듯 찌꺼기 둥둥
수차 15대 돌리고 녹조제거선 3척 투입…확산 막기에는 역부족

연일 33∼34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폭염이 몰고온 또다른 재앙…진녹색으로 물들어가는 대청호
28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수역에는 최근 녹차 가루를 풀어놓은 듯 진녹색의 녹조 찌꺼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상공에서 보면 호수라기보다 흡사 잔디밭에 가까운 모습이다.

추소리 수역은 금강지류의 물이 대청호로 유입되는 지점이다.

구불구불한 지형으로 인해 물흐름이 느리다 보니 대청호에서는 가장 먼저 녹조가 발생하고 가장 늦게까지 남는다.

녹조 저감을 위한 물 순환 장비인 수면포기기(수차)가 가동되고 있지만 진녹색으로 변해가는 물빛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에는 역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 관계자는 "녹조가 꽤 심각하다"며 "지난달 25일부터 용존 산소량을 늘리기 위해 15대의 수면포기기를 가동했고, 이달 19일부터는 녹조제거선 3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대청호 본류와는 거리가 있어 수질 측정이 이뤄지지 않지만 회남(보은), 추동(대전 동구), 문의(청주) 수역에서도 녹조띠가 생기고 있다.

폭염이 몰고온 또다른 재앙…진녹색으로 물들어가는 대청호
지난 19일 추동수역의 유해 남조류 세포수는 1㎖당 452cells로, 1주일 전 212cells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클로로필-a(엽록소) 농도도 같은 기간 1㎥당 7.6㎎에서 37.9㎎으로 늘었다.

문의수역에서도 남조류 세포수가 52cells에서 466cells로 급증했다.

회남수역에서만 지난 12일 820cells에서 19일 196cells로 줄었을 뿐이다.

환경 당국은 폭염이 한동안 계속되면서 녹조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대응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충북도도 대청호의 녹조 확산을 부추길 수 있는 오염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 수변구역 내 축사분뇨·폐수·오수 배출시설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