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병원 의사 가운데 45% 계약직…정규직 채용 요구

코로나 폭증 사태를 겪는 말레이시아의 국공립병원 계약직 의사들이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며 검은 옷을 입고 집단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 폭증 하는데…말레이시아 계약직 의사들, 집단 시위
27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전국의 국공립 병원 계약직 의사들이 검은 옷을 입고 30분 동안 진료하지 않고 '동일 임금, 동일 권리, 동일 기회'라는 팻말을 들었다.

말레이시아의 국공립병원 의사 가운데 45%를 차지하는 2만3천여명이 계약직 의사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6년부터 의대 졸업생 숫자가 늘자 바로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고,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우린 코로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처우는 정규직 일반 직원들보다 나쁘다"며 "복리후생이 형편없고 우리 가운데 극소수만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말레이시아는 5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해 봉쇄령을 발동했지만,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인도발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이 이번 급증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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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3일부터 일일 확진자 수가 매일 1만명 이상을 이어가면서 국공립 병원은 병상 부족으로 곳곳에 간이침대를 뒀고, 군 병원 지하 주차장에 임시 병동을 만들기도 했다.

격무에 시달리는 계약직 의사들에게 현지 정부는 고용 계약을 최대 4년 연장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당사자들은 '근시안적 대책'이라며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고 있다.

계약직 의사들은 평화적 시위를 하고, 코로나 위급 상황인 만큼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말레이시아의 확진자는 전날 1만4천516명 추가돼 누적 102만7천954명, 사망자는 207명이 추가돼 누적 8천201명이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1월 12일부터 8월 1일까지 선포한 '코로나 비상사태'를 더는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비상사태 기간에는 입법 조치 없이 조례만으로 통치가 가능했으나, 봉쇄에도 확진자가 줄지 않으면서 무히딘 야신 총리 사퇴 요구가 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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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