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C&S 261억원, 아이에스동서 178억원, KCC글라스 89억원
콘크리트기둥 담합 24개사에 과징금 1천억
아파트 건설 공사 등에 쓰이는 콘크리트 기둥(PHC 파일) 가격과 생산량을 9년간 담합해온 PHC 파일 제조·판매 24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2008년 4월∼2017년 1월 담합한 삼일C&S 등 24개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천18억3천7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과징금이 많은 회사를 보면 삼일C&S가 261억원, 아이에스동서가 178억원, 케이씨씨글라스 및 아주산업이 각 89억원, 동양파일이 82억원, 영풍파일이 52억원, 성암이 46억원, 동진산업이 33억원 등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기준가격을 총 4차례 올리고 단가율을 60∼65% 수준으로 하한을 설정하기로 합의해 PHC 파일 판매가를 인상하거나 유지했다.

이중 24개사는 2008년 12월∼2014년 9월 PHC파일의 생산·출하·재고량 등의 정보를 교환하고, 업계 전체 재고량 수준이 자신들이 판단한 적정 재고량 수준을 웃돌면 생산공장 토요 휴무제 및 공장가동시간 단축을 통해 생산량을 줄였다.

콘크리트 파일 구매 입찰에서 순번을 정해 물량을 나누고, 건설사에 견적을 낼 때 사전에 합의한 기준가격 및 단가율을 준수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번 담합은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는데 사업자 간 경쟁으로 PHC 파일 판매가는 내려가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시작됐다.

이들 회사는 수도권 사업자들이 먼저 모임을 하고 합의안을 마련한 후 영·호남권 사업자들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담합했다.

이후 2014년 10월 대·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들로만 구성된 협동조합에서 제명돼 모임을 하기가 어려워지자, SNS 메신저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대·중견기업끼리 단가율 인상 등을 합의하면 중소기업인 동진산업 임직원들이 메신저가 돼 중소기업들에게 전달했다.

이들 회사의 담합은 2017년 1월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들어가면서 끝났고, PHC 파일 가격은 기준가격의 50% 전후로 급락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동양을 제외한 23개사에 각각 1억3천500만원∼261억1천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과거 검찰이 PHC 파일 입찰방해 혐의로 대부분의 중소기업을 형사 처벌한 점을 고려해 검찰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콘크리트기둥 담합 24개사에 과징금 1천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