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강채영 '비운의 궁사' 꼬리표 떼고 정상에 우뚝 섰다
특별취재단 = 여자 양궁 강채영(25·현대모비스)이 드디어 '비운의 궁사' 꼬리표를 5년 만에 떼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강채영에게 지난 2016년 4월 19일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대표 최종 선발전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3위에게 주어지는 리우행 마지막 티켓을 얻기 위해 강채영과 그의 '절친 언니'인 장혜진(LH)이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마지막에 웃은 건 장혜진이었다.

장혜진에게 딱 1점 뒤진 강채영은 올림픽 꿈을 이루지 못했다.

강채영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장혜진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르며 대표팀의 전 종목 석권에 앞장서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봐야 했다.

[올림픽] 강채영 '비운의 궁사' 꼬리표 떼고 정상에 우뚝 섰다
하지만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강채영은 자신을 더 다그쳤다.

많게는 하루 500발씩을 소며 활 당기는 힘을 다졌다.

남자 선수들이 사용하는 43~44파운드짜리 활을 거뜬히 소화하는 강채영의 힘은 그의 최대 무기다.

다소 기복이 있던 경기력은 안정 궤도에 올랐다.

절치부심한 강채영은 2017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에서 2관왕에 올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강채영에게 두 번째 시련을 줬다.

[올림픽] 강채영 '비운의 궁사' 꼬리표 떼고 정상에 우뚝 섰다
코로나19 탓에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는 바람에 대표선발전을 두 번이나 치러야 했다.

박채순 총감독에 따르면 강채영은 역대 여자대표팀 주장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그러나 누구보다 간절한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면서 강채영은 경쟁자이기도 한 후배들을 잘 챙겼다고 한다.

박 총감독은 "시련을 많이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와서인지 강채영을 보면 애늙은이 같은 느낌도 든다"고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말했다.

좌절이 강채영을 훌륭한 '리더'로 만든 셈이다.

올림픽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들로만 구성됐던 이번 여자대표팀은 강채영의 든든한 리더십 아래 금메달을 합작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