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 단골…추가은과 혼성 단체서 메달 도전
[올림픽] 늘 마지막에 웃은 진종오, 22살 차 짝과 다시 메달 조준
특별취재단 = '권총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가 '늘 그랬듯' 결국에는 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5개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딴 진종오가 2020 도쿄올림픽 첫 경기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진종오는 24일 대회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결선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았다.

진종오가 올림픽에서 결선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진종오는 "아쉽다.

많이 아쉽다"라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진종오는 늘 마지막에 웃는 선수였다.

올림픽에서 진종오는 한 번의 실패에 좌절하기는커녕 더욱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만드는 재주가 탁월하다.

2004 아테네 대회에서는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5위에 그쳤지만, 이후 50m 권총에서 깜짝 은메달의 주인공이 되며 스타가 됐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는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대표팀 첫 메달을 선사하더니. 50m 권총에서 드디어 '금빛 총성'을 울려 시상대 더 높은 자리에 섰다.

2012 런던 대회에서는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오르며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2016 리우 대회는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5위에 그쳐 우려를 샀지만,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인 첫 올림픽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50m 권총 결선에서 9번째 격발에서 6.6점을 쏘는 치명적인 실수로 메달에서 멀어지는 듯했지만, 막판 대역전에 성공하며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올림픽] 늘 마지막에 웃은 진종오, 22살 차 짝과 다시 메달 조준
진종오는 이미 역전 드라마 복선을 깔아 놓았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차전을 9위로 마친 진종오는 4차전까지 7위에 그쳐 도쿄행이 불발되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5차전 마지막 발로 10점을 맞히며 극적으로 2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도쿄올림픽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도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 8발 연속으로 10점을 기록하며 순위를 9위까지 끌어 올린 것이다.

마지막 2개의 격발을 놓쳐 8위 안에 진입하지 못한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진종오는 아직 1경기 더 남아 있다.

27일 열리는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이다.

진종오의 주 종목인 50m 권총이 빠지고 신설된 종목이다.

진종오는 선발전 여자 10m 공기권총 2위를 차지한 추가은(20·IBK기업은행)과 짝을 이뤄 메달을 조준한다.

진종오는 22살 차이 파트너에게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지만, 추가은은 진종오를 '오빠'라고 부르며 따른다.

선발전에서 남녀 공기권총 1위를 차지한 김모세(23·국군체육부대)와 김보미(23·IBK기업은행)도 혼성 단체전 메달에 도전한다.

[올림픽] 늘 마지막에 웃은 진종오, 22살 차 짝과 다시 메달 조준
진종오뿐 아니라 김모세, 추가은, 김보미 모두 개인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해 혼성전에서 설욕하겠다는 각오가 단단하다.

한국 사격의 간판이자 '살아 있는 전설' 진종오가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또 하나의 올림픽 드라마를 만들지 주목된다.

현재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보유한 진종오가 올림픽 메달을 추가하면 금메달 4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를 가진 김수녕(양궁)을 넘어 한국인 최다 올림픽 메달 신기록(7개)을 세운다.

개인 5번째 금메달을 딴다면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 신기록도 달성한다.

현재는 김수녕과 동계올림픽의 전이경(빙상)이 4개로 진종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의 왕이푸(금2·은1·동3)를 제치고 사격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도 달성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