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종교방침 관철해야"…'인도 국경분쟁' 장병들에 "전투대비 강화" 주문도 미국이 소수민족 인권문제 등으로 중국을 강력히 압박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012년 집권 후 처음으로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를 공개 시찰했다.
시 주석은 21~23일 사흘간 라싸(拉薩)를 비롯한 티베트 곳곳을 둘러보고, 중국이 티베트 지배를 확고히 한 '시짱 평화 해방'(병합) 70주년을 축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외신들은 시 주석의 티베트 공식 방문은 부주석 신분이던 2011년 병합 60주년 당시에 이어 10년 만이며, 현직 국가 주석으로서는 1990년 장쩌민(江澤民)에 이어 31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특히 22일 티베트의 상징적 장소인 포탈라(布達拉)궁 광장 등을 방문했다.
포탈라궁은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궁전이었던 곳으로, 시 주석은 중국 오성홍기가 걸리고 중국공산당 100주년 조형물 및 '시짱 평화 해방' 기념비가 있는 포탈라궁 앞 광장에서 주민들에게 연설했다.
시 주석은 "티베트는 각 민족이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티베트 역사는 각 민족이 공동으로 쓴 것"이라면서 "사회주의 현대화국가 전면 건설을 위한 새 여정이 시작했으며, 티베트 발전도 새로운 역사적 기점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티베트어로 인사를 건넸다.
시 주석은 티베트불교 드레펑사원(哲蚌寺)에서는 "사원 측이 공산당의 지도와 사회주의 제도를 지지하고 조국통일 수호에서 적극적 공헌을 했다"면서 "당의 종교업무 기본방침을 전면 관철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민족·종교와 고도(古都) 보호, 티베트 문화 전승·보호 등에 대해 시찰하고 현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티베트와 인도 접경에서는 국경 분쟁으로 양국군의 유혈충돌이 발생했는데, 시 주석은 23일 티베트 주둔부대 장병 대표들을 만나 "훈련과 전투준비를 전면 강화하고, 티베트의 태평안정과 번영발전을 위해 적극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앞서 21일에는 티베트 린즈(林芝)의 공항에 도착해 티베트 관리 및 현지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고, 티베트 전통 복장 차림의 주민들은 중국 오성홍기를 흔들고 전통춤을 추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시 주석은 차량으로 주변의 강 등 생태 환경을 살펴본 뒤 린즈시 도시 계획관, 촌락, 공원 등을 방문해 도시 발전 계획과 농촌 진흥 현황을 점검했다.
이후 22일 기차를 타고 린즈에서 라싸로 이동하면서 철도 건설 현황을 살피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티베트 시찰은 최근 미국이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을 규합해 티베트와 신장(新疆) 등의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을 중단하라며 제재 등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따라서 시 주석의 이번 티베트 방문은 7월 창당 100주년을 맞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운 만큼 티베트, 신장, 홍콩, 대만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미국에 물러설 뜻이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티베트에 도착하자 전통 복장을 한 주민들이 중국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장면은 미국 등 대내외에 티베트는 중국의 영토로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2008년 티베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 이후 중국이 주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경제 발전에 힘을 쏟은 가운데, 시 주석의 방문 목적은 안정·발전 등 국내적 이슈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