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前 빅리거' 킨슬러 "이스라엘 대표팀서 야구 인생 마침표를"
특별취재단 = '야구 불모지' 이스라엘 대표팀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천888경기를 뛰며 올스타에 4차례나 출전한 스타 플레이어 이언 킨슬러(39)가 있다.

킨슬러는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소유했다.

"무릎도, 엉덩이도 아프다"고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킨슬러는 "마지막으로 야구를 즐길 기회를 얻었다.

도쿄에서 내 야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게 돼 기쁘다"고 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킨슬러가 이스라엘 대표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사연을 전했다.

킨슬러는 2019시즌 종료 뒤 은퇴를 선언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이 1년 더 남은 상태였지만,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샌디에이고는 킨슬러에게 '구단 어드바이저' 명함을 줬다.

킨슬러는 "은퇴 후 생활은 정말 행복했다"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무더위 속에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할 시간에, 호수 근처에서 맥주를 마시며 '은퇴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한 통의 전화에, 킨슬러는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이스라엘 야구대표팀 단장인 피터 커츠는 킨슬러에게 "은퇴했다는 기사를 봤다.

이스라엘 대표팀에 합류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이스라엘은 2019년 9월 도쿄올림픽 유럽·아프리카 예선에서 우승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킨슬러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나는 미국 대표로 뛰어 우승했다.

그런데 그 대회에서 이스라엘(당시 6위)이 정말 재밌는 야구를 했다"며 "물론 당시에는 내가 이스라엘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런 그도 '이스라엘'과 '올림픽'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뛰었다.

킨슬러는 "나도 모르게 '뛰겠다'고 답했다"며 웃었다.

WBC는 '유대계' 선수라면 별도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이스라엘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로 뛰기 위해선, 시민권을 얻어야 한다.

아버지가 유대인인 킨슬러는 2020년 3월 아내와 함께 이스라엘로 갔고, 시민권을 획득했다.

이스라엘에 머무는 동안 야구 클리닉을 열며 '이스라엘 야구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킨슬러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곳을 찾아 야구 클리닉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도쿄올림픽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고 싶다"는 의욕도 자랐다.

[올림픽] '前 빅리거' 킨슬러 "이스라엘 대표팀서 야구 인생 마침표를"
킨슬러는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되면서, 내게도 올림픽을 준비할 시간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2021년 미국 독립리그 롱 아일랜드에 입단해 훈련하고, 실전도 치렀다.

2021년 그의 독립리그 성적은 5경기 16타수 6안타(타율 0.375), 2타점이다.

킨슬러는 "훈련할 때는 이스라엘 대표팀 합류를 후회했다"고 유쾌하게 말하며 "내 눈은 공을 바라보지만, 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야구 선수 킨슬러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생각이다.

킨슬러는 "도쿄올림픽을 즐길 준비가 됐다"고 했다.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은 22일 일본에 도착해 '올림픽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의 역사적인 첫 경기 상대는 한국이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29일 오후 7시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