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효과 7∼10일 뒤 반영되지만 이번엔 다른 양상…느슨해진 경각심도 원인"
선제적 방역 단계 격상엔 "4단계는 정부 권한, 협의 중"
목욕탕 등 부산 118명 또 최다 확진…주요 접촉자만 수천명(종합)
목욕탕 집단감염 등으로 부산 확진자 급등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일 97명, 21일 107명, 22일 116명에 이어 23일 118명으로 연일 하루 최다 확진자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전날 오후부터 23일 오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18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산 누적 확진자는 7천602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 중 가장 많은 25명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래구 녹천탕에서 나왔다.

이날 방문자 23명, 가족 접촉자 2명이 추가 감염돼 현재까지 확진자는 42명이다.

부산시는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이 목욕탕 남탕 이용자에게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녹천탕 관련 접촉자는 2천500여명에 달해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21일 확진자 동선이 확인된 동구 목욕탕 한성해수월드에서도 감염이 잇따랐다.

전날 종사자 1명, 방문자 2명, 가족 접촉자 1명이 감염된 데 이어 이날 방문자 10명, 종사자 1명 등 11명이 확진됐다.

관련 확진자는 16명으로 늘었다.

부산시는 지난 15∼18일 한성해수월드 여탕 이용자는 보건소를 찾아 상담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확진자가 거쳐간 목욕탕만 8개에 달해 방역 당국이 접촉자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시는 목욕탕 집단감염이 늘자 이날부터 29일까지 목욕탕 관리자, 종사자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신규 집단감염지로 사상구 한 소규모 사업체도 나왔다.

직원 1명이 확진된 이후 직원 10명을 조사한 결과 전날 3명, 이날 4명이 추가 감염됐다.

소규모 사무실에서 업무 중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시는 밝혔다.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수영구 실내운동시설에서도 가족, n차 감염자 등 14명이 대거 양성 판정을 받아 관련 확진자는 44명으로 늘었다.

다른 집단감염지인 사하구 고등학교에서도 학생 3명, 접촉자 6명이 감염돼 확진자 누계는 42명이다.

이번 부산지역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로 꼽히는 유흥시설 연쇄감염도 계속됐다.

이날 종사자 2명, 접촉자 6명이 추가 감염돼 관련 확진자는 217명에 이른다.

그 외 해외입국자 2명, 감염 원인이 불분명한 19명이 확진됐다.

목욕탕, 사무실, 학교 외 음식점에서 4명, 피시방에서 1명이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지난달 1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 접종한 70대가 이번달 20일 숨져 방역당국이 백신과의 인과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31건이다.

목욕탕 등 부산 118명 또 최다 확진…주요 접촉자만 수천명(종합)
부산시는 지난 20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며 주말까지 확진세가 꺾이지 않으면 최고 수준인 4단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단계 격상에도 불구하고 나흘 연속 하루 확진자 기록이 깨질 정도로 확진세가 급증하는 데도 시는 여전히 단계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흘 연속 하루 100명 이상 확진자가 쏟아지고 주요 감염 접촉자만 수천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효과가 보통 12∼14일 뒤 나타난다는 정부 발표 등을 미뤄보면 4단계 격상 이후에도 당분간 확진세가 꺾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소라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이전 거리두기 상향 시 확진자 수가 7∼10일 뒤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바이러스의 빠른 전파력,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과 함께 여름철 환기가 안 되는 실내에서의 에어컨 가동, 이전보다 느슨해진 시민 경각심도 감염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4단계 기준인 137명이 되지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단계를 올릴 수 있다"며 "다만 4단계 격상은 지자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하기 때문에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