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힘 있는 문장은 어디서 나오나?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문장을 쓸 때 자신 있게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글에 힘이 생긴다. ①피동문보다는 ②명사문이 낫고, 그보다 ③주어를 드러나게 표시한 명사문이 더 좋다. 가장 좋은 것은 ④주어를 앞에 내세워 능동문으로 쓴 문장이다.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힘 있는 문장은 어디서 나오나?
    신문언어가 이 땅에 선보인 지 벌써 12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한글 전용으로 발행된, 최초의 민간 일간지 독립신문이 1896년 창간된 것을 기준으로 할 때 그렇다. 그 오랜 세월 저널리즘언어는 간단없이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에 비해 독자들의 ‘신문언어 독법(讀法)’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판단어법과 전달어법의 차이 이해해야

    지난 호들에서 소개한 ‘단어의 선택’도 실은 신문언어를 읽는 여러 기법 중 일부에 해당한다. 저널리즘언어는 계도성, 규범성 등 공공재로서의 특성을 띠기 때문에 일상의 언어와는 좀 다른 측면이 있다. 그중 전달어법과 판단어법에 대한 이해는 독자들이 신문언어 독법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편의점 매출은 2012년 10조9000억원으로 처음 10조원을 넘어선 뒤 4년 만인 올해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편의점 업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시장 상황을 전한 기사의 한 대목이다. 얼핏 보면 별 문제 없이 흘려보내기 십상인 문장이다. 하지만 서술어 ‘예상된다’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글쓴이가 판단하고 규정하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판단어법). 신문언어에서, 특히 뉴스를 전달하는 언어는 객관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문장 형식 중 하나가 인용하는 어법을 취하는 것이다(전달어법). 가령 “편의점 매출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처럼 쓰면 된다. 이를 “업계에서는 편의점 매출이 ~것으로 예상한다”처럼 써도 좋다.

    판단어법으로 쓸지, 전달어법으로 쓸지는 결국 그동안 우리가 살펴온, ‘누구의 말’로 전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글쓴이가 단정하고 규정하는 것은 주의/주장이 담기는 논설이나 칼럼 등에서 쓰는 ‘작법(作法)’이다. ‘사실’을 담는 뉴스문장에서는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는 것이다.

    주체 드러내 능동문으로 써야 우리말다워

    신문언어에서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로 보인다’다. 일각에서는 영어식 피동표현이니 쓰지 말라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 말이 대표적인 판단어법이라는 데 있다. 그래서 글 쓰는 이도, 독자들도 예리하게 살펴봐야 한다. 예문을 통해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알아보자. ①부동산 대출은 연말까지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전망된다). → ②부동산 대출은 ~것이란 전망이다. → ③부동산 대출은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④전문가들은 부동산 대출이 ~것으로 전망했다.

    ①은 피동문으로, 서술어 ‘보인다’의 주체는 화자, 즉 글쓴이다. 글쓴이가 ‘보는/전망하는’ 표현으로, 이는 판단어법이다. ②는 그 판단어법을 피하기 위한 표현인데, 이른바 명사문으로 변형한 것이다. 서술어가 ‘-이다’로 끝난다. ①보다는 낫지만 엄격히 말하면 주술 불일치로 비문이라 바람직하지 않은 문장이다. ③과 ④는 주체가 드러나는, 정상적 문장이다. 그중 ③은 명사문이고 ④는 동사문으로 구성됐다는 게 차이점이다. 우리말에서는 ④가 가장 모범적인 문장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정리하면, <①~할 것으로 보인다 → ②~할 것이란 전망이다 → ③~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④전문가들은 ~할 것으로 전망했다>로 요약된다. 문장을 쓸 때 자신 있게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글에 힘이 생긴다. ①피동문보다는 ②명사문이 낫고, 그보다 ③주어를 드러나게 표시한 명사문이 더 좋다. 가장 좋은 것은 ④주어를 앞에 내세워 능동문으로 쓴 문장이다.

    ADVERTISEMENT

    1. 1

      비수도권 의약학대학, 지역선발 비중 62%될 듯

      2027학년도 비수도권 의약학계열 대학의 지역 학생 선발 비중이 60%를 넘을 전망이다. 호남 지역에서는 일반고 한 곳당 평균 4명의 의약학계열 합격자를 배출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비수도권 의약학계열 대학(의대·치대·한의대·약대)의 지역 학생 선발 비중은 62.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34.4%) 대비 두 배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다.의대로 좁혀 보면 2027학년도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 학생 선발 비중은 68.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학생 선발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지역의사제 도입의 영향이 크다.비수도권 고등학교에서 의약학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도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 일반고 기준으로 2027학년도에 비수도권 의약학계열에 합격할 수 있는 학생 수는 학교당 평균 2.8명이었다. 호남권이 학교당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주 2.8명, △충청 2.7명 △대구·경북 2.7명 △강원 2.3명 △부·울·경 2.1명 순으로 나타났다.고재연 기자

    2. 2

      檢, 특사경 지휘권 잃고 경찰과 수사 협의만…사건 90일 내 끝내야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지난 20일, 21일 잇달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가 근본적인 재편을 맞았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수사는 중수청과 경찰이,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 체제가 법제화됐다. 검찰 견제라는 개혁의 명분을 앞세워 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당·정·청 협의 과정에서 정부안을 상당 부분 변경해 검사의 핵심 권한과 수사 개입 여지는 훨씬 더 좁아졌다. 정부안과 국회에서 최종 처리된 법안을 비교해 핵심 쟁점을 Q&A로 정리했다.▷검사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나.우선 영장 집행 지휘권이 사라졌다. 공소청법 정부안 제4조 제2호는 ‘영장 청구·집행 지휘’를 검사 직무로 명시했다. 그러나 최종 통과된 공소청법 제4조 제2호는 ‘영장 청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으로만 규정해 ‘집행 지휘’가 삭제됐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과 중수청이 작성한 기록만 검토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수색, 체포 같은 강제수사 현장을 지휘할 수단이 사라진 것이다. 형사소송법에는 영장 집행 지휘 조항이 여전히 남아 있어 법령 간 충돌 논란이 불가피하다.▷특사경 지휘권과 警수사 중지 명령권은.둘 다 삭제됐다. 정부안 제4조 제4호는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을 검사 직무로 명시했으나 최종안에서 통째로 삭제됐다. 전국 2만여 명 특사경 중 79%가 행정 업무를 겸하고 10명 중 8명이 경력 3년 미만인 현실에서 전문성 부족과 부실 수사 통제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사법경찰관리(경찰)와의 ‘협의·지원’ 조항(제4조 제3호)은 유지됐다. 경찰

    3. 3

      대전 화재 사망자 14명, 도면엔 없는 휴게 공간서 참변

      “아들아 거기 왜 네가 있니…나와서 엄마랑 같이 가자.”22일 대전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유족들의 눈물과 고통스러운 비명으로 울음바다를 이뤘다. 아들의 비명횡사에 넋을 잃은 어머니, 남편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정신을 잃은 아내 등 유족 모습에 분향을 나온 시민들도 연신 눈물을 삼켰다. 소방당국은 지난 20일 오후 1시17분께 발생한 화재 이후 약 28시간에 걸쳐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어 21일 오후 최종 사망 14명, 중상 25명, 경상 35명 등 총 74명의 인명피해를 확인했다.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화재 현장을 찾은 직후 SNS에 글을 올려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참사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불이 난 원인으로 전기적 요인과 화학 물질 취급 부주의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공장 1층에서 화재가 시작된 뒤 검은 연기가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9명이 한꺼번에 발견된 2층 휴게실 복층 공간은 건축 도면에 없는 임의 구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층고가 높은 건물 내부에 자투리 공간을 만들어 사용해 피난 동선이 제한됐다.분향소에서 만난 직원 A씨는 “창문이 있었지만 건물 안의 창문이어서 뛰어내려도 다시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불법 증축 의혹을 받는 휴게 장소에 직원이 대거 머물다가 탈출구를 찾지 못해 한꺼번에 사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공장 외부에 화재 시 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