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하느라 브랜드 절반 임시매장으로…JDC "밀집도 낮추고자 축소 운영"
확진 속출하는데 단체교육하다가 항만면세점도 폐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리뉴얼 공사로 인해 마련된 임시매장이 비좁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직원 14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23일 JDC와 JDC면세점 입점 업체 직원 등에 따르면 제주공항 면세점에서는 지난 5월 24일부터 제주공항 국내선 대합실 확충을 위한 리뉴얼 재배치 공사가 진행 중이다.

면세점 전체에 대해 공사를 진행할 경우 영업을 중단해야 하므로 임시 벽을 설치해 절반가량을 먼저 공사하고, 이 부분이 완료되면 나머지 부분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입점 업체 중 절반가량은 현재 별도 공간에 마련된 임시 매장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 임시 매장이 기존 매장보다 훨씬 좁고 여러 브랜드가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 커진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JDC면세점의 한 입점 업체 직원 A씨는 "최근에 확진자가 여럿 나온 주류매장의 경우 10여 개 브랜드당 1명씩만 해도 직원이 10여 명인데, 매장이 너무 좁아서 직원 일부는 손님이 줄을 서는 곳에 나와 있어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JDC 측은 "매장 내 밀집도를 낮추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매장 축소 운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간을 나눠 브랜드 중 일부는 1차 기간, 일부는 2차 기간에 운영하는 식이다.

또한 "직원들은 출근 시 발열 체크를 하고 있으며, 자가진단 키트도 제공해 근무 전 검사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A씨는 "축소 운영은 지난 10일 확진자가 나온 뒤에야 하는 것"이라며 예방이 아니라 사후 대책으로 뒤늦게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공항은 위험 요소가 많으니 방역에 더 철저해야 하는데 확진자 발생 후 조치 기준이 이해되지 않는다.

주류와 국산 담배 매장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직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 폐쇄됐는데, 바로 붙어있는 외산 담배 코너는 운영을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이러다 더 확산할까 봐 불안하다"며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JDC는 별말이 없고 협력업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하지도 않아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제주항에 있는 JDC 항만면세점 역시 지난 22일 오후에 급히 폐쇄됐다.

이는 항만과 공항 면세점 직원들이 업무 관련 교육을 받았는데, 교육을 맡은 JDC 자회사 소속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교육 참석자들이 진단검사를 받게 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교육 참석자에 따르면 제주공항 화물청사에 있는 교육실에서 지난 21일 오전에 2시간가량 진행된 교육에 10여 명이 참여했으며, 발열 체크는 교육이 끝난 뒤에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에도 교육이 예정돼있었으나 돌연 교육이 보류됐다고 공지됐고, 바로 다음 날인 22일에 확진 소식이 전해졌다고 한다.

공항면세점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고, 제주 전체적으로도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집합 교육을 강행한 것을 두고 방역 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그간 JDC면세점은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매장을 폐쇄해 영업해오다가 직원 확진이 잇따르자 방역을 위해 22∼23일 양일간 일시 폐쇄됐다.

JDC는 확진 직원 외 다른 직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격리 등 방역 조치를 준수할 것을 당부했으며, 오는 24일부터는 면세점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