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확진자 최다…"속옷까지 땀에 절어" 선별진료소 '녹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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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 35도 안팎 찜통더위…방호복 입은 의료진 기진맥진
"방호복을 입으면 통풍이 전혀 되지 않다 보니 냉풍기 바람을 쐬어도 시원하지 않아요.
방호복 속의 열기 때문에 몸은 뜨겁고 계속 흘러내리는 땀줄기로 속옷까지 땀에 절어 녹초가 되기 일쑤입니다.
"
21일 오전 11시 인천시 연수구보건소 선별진료소.
보건소 소속 임모(37)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는 레벨D 방호복을 입은 채 기자의 질문에 짧게 답한 뒤, 곧바로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시민들을 검체 채취실로 안내했다.
진료소 곳곳에는 여러 대의 냉풍기가 가동되고 있지만 개방된 야외 특성상 냉방 효과는 미미해 찜통더위를 식혀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별진료소 지원을 나온 차모(28)씨는 "점심시간과 오후 시간 1번씩 휴식을 제외하면 하루에 7∼8시간 내내 검사 안내를 돕고 있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 요즘 근무를 마치고 나면 방호복 안에 입은 검은색 상의가 땀에 젖어 허옇게 변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 밀려드는 검사 인원에 폭염특보 속 무더위와 힘겨운 사투
전국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임시 선별검사소가 여름철 혹서기를 맞아 무더위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 낮 서울의 최고 기온이 36도에 육박하며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자 이들 진료소와 검사소는 무더위에 맞서며 동시에 '코로나19 감염 확산 저지'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느라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천784명 발생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자 선별진료소와 검사소로 몰려드는 검사자 수도 나날이 늘며 더욱 혼잡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에서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야외 선별검사소가 콘크리트 위에 설치돼 바닥에서부터 뜨거운 지열이 올라왔지만, 습기가 확산할까 봐 물조차 뿌리지 못했다.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려 선풍기를 가끔 사용하지만, 비말이 확산할까 봐 이마저도 마음 놓고 강하게 사용하진 않고 있다.
대전 서구 임시선별진료소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대형 선풍기와 냉풍기를 작동시켰지만, 방호복과 마스크로 중무장한 의료진은 검사 시작 전부터 이미 온몸에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힘겨워했다.
◇ 분수대에 간이 풀장까지…무더위 식히기 묘안 다양
각 선별진료소는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히기 위해 각종 묘안을 짜내며 대처했다.
경기 고양시 화정역 선별진료소는 주변 온도를 낮추기 위해 간이 분수대를 설치했다.
또 간이 풀장을 설치해 대기 줄에 서 있는 시민을 위해 바닥에 물을 수시로 뿌려 지열을 낮췄고,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아이스체어를 비롯해 대기자를 위한 그늘막도 설치했다.
인근 파주시는 지역 내 3개 선별진료소에 대기 검사자를 위해 각각 양산 50개와 쿨스카프·얼음조끼·이온 음료·생수 등을 비치하도록 했다.
대전 서구는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존 종이 문진표 작성을 대신해 QR코드를 활용한 전자문진표를 사용하도록 권유했다.
서울 송파구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폭염을 피해 별도 대기 장소에서 기다릴 수 있도록 현장 번호표 배부 시스템을 만들어 22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온라인 번호표 발급은 26일부터 가능하다.
◇ 폭염경보 땐 한낮 검사소 운영 중단…정부 대책 마련
올여름 폭염이 강도 높게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로부터 임시선별검사소 등 방역 현장 폭염 대책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현장 방역 요원과 검체채취 의료인력 등에는 하절기 운영수칙에 따라 온몸을 감싸는 전신 보호복 대신 방수성 긴 팔 가운을 착용하도록 권장했다.
검체 채취 공간에는 대부분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고, 대기 공간에도 그늘막이나 차양을 설치토록 했다.
또 기상청의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2∼4시에는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을 중단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임시선별검사소의 폭염 대책을 위해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24억4천5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특교세는 전국 163곳에서 운영 중인 임시선별검사소에 냉방기와 그늘막·텐트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검사 대기자를 위한 개인 냉방 용품을 마련하는 데 쓰인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0일 "장시간 폭염 속에서 방역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진 등 현장 관계자들의 근무 여건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하루빨리 냉방기 등을 추가 설치해 의료진과 국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강종구 이해용 김준범 노승혁 김상연 기자)
/연합뉴스
방호복 속의 열기 때문에 몸은 뜨겁고 계속 흘러내리는 땀줄기로 속옷까지 땀에 절어 녹초가 되기 일쑤입니다.
"
21일 오전 11시 인천시 연수구보건소 선별진료소.
보건소 소속 임모(37)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는 레벨D 방호복을 입은 채 기자의 질문에 짧게 답한 뒤, 곧바로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시민들을 검체 채취실로 안내했다.
진료소 곳곳에는 여러 대의 냉풍기가 가동되고 있지만 개방된 야외 특성상 냉방 효과는 미미해 찜통더위를 식혀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별진료소 지원을 나온 차모(28)씨는 "점심시간과 오후 시간 1번씩 휴식을 제외하면 하루에 7∼8시간 내내 검사 안내를 돕고 있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 요즘 근무를 마치고 나면 방호복 안에 입은 검은색 상의가 땀에 젖어 허옇게 변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 밀려드는 검사 인원에 폭염특보 속 무더위와 힘겨운 사투
전국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임시 선별검사소가 여름철 혹서기를 맞아 무더위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 낮 서울의 최고 기온이 36도에 육박하며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자 이들 진료소와 검사소는 무더위에 맞서며 동시에 '코로나19 감염 확산 저지'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느라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천784명 발생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자 선별진료소와 검사소로 몰려드는 검사자 수도 나날이 늘며 더욱 혼잡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에서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야외 선별검사소가 콘크리트 위에 설치돼 바닥에서부터 뜨거운 지열이 올라왔지만, 습기가 확산할까 봐 물조차 뿌리지 못했다.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려 선풍기를 가끔 사용하지만, 비말이 확산할까 봐 이마저도 마음 놓고 강하게 사용하진 않고 있다.
대전 서구 임시선별진료소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대형 선풍기와 냉풍기를 작동시켰지만, 방호복과 마스크로 중무장한 의료진은 검사 시작 전부터 이미 온몸에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힘겨워했다.
◇ 분수대에 간이 풀장까지…무더위 식히기 묘안 다양
각 선별진료소는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히기 위해 각종 묘안을 짜내며 대처했다.
경기 고양시 화정역 선별진료소는 주변 온도를 낮추기 위해 간이 분수대를 설치했다.
또 간이 풀장을 설치해 대기 줄에 서 있는 시민을 위해 바닥에 물을 수시로 뿌려 지열을 낮췄고,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아이스체어를 비롯해 대기자를 위한 그늘막도 설치했다.
인근 파주시는 지역 내 3개 선별진료소에 대기 검사자를 위해 각각 양산 50개와 쿨스카프·얼음조끼·이온 음료·생수 등을 비치하도록 했다.
대전 서구는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존 종이 문진표 작성을 대신해 QR코드를 활용한 전자문진표를 사용하도록 권유했다.
서울 송파구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폭염을 피해 별도 대기 장소에서 기다릴 수 있도록 현장 번호표 배부 시스템을 만들어 22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온라인 번호표 발급은 26일부터 가능하다.
◇ 폭염경보 땐 한낮 검사소 운영 중단…정부 대책 마련
올여름 폭염이 강도 높게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로부터 임시선별검사소 등 방역 현장 폭염 대책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현장 방역 요원과 검체채취 의료인력 등에는 하절기 운영수칙에 따라 온몸을 감싸는 전신 보호복 대신 방수성 긴 팔 가운을 착용하도록 권장했다.
검체 채취 공간에는 대부분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고, 대기 공간에도 그늘막이나 차양을 설치토록 했다.
또 기상청의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2∼4시에는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을 중단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임시선별검사소의 폭염 대책을 위해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24억4천5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특교세는 전국 163곳에서 운영 중인 임시선별검사소에 냉방기와 그늘막·텐트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검사 대기자를 위한 개인 냉방 용품을 마련하는 데 쓰인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0일 "장시간 폭염 속에서 방역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진 등 현장 관계자들의 근무 여건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하루빨리 냉방기 등을 추가 설치해 의료진과 국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강종구 이해용 김준범 노승혁 김상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