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내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후배들 잘 이끌겠다"
[올림픽] '이상설' 반박한 차우찬 "지금이 가장 좋은 몸상태"
특별취재단 = 어깨 부상으로 1년가량을 쉰 좌완 투수 차우찬(34·LG 트윈스)은 복귀 후 6월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80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좌완 기근'에 고심하던 김경문 감독은 크게 반색했다.

"하늘이 주신 선물 같다"라고도 말했다.

차우찬은 대표팀 승선 이후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김 감독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해냈다.

하지만 6월 말부터 차우찬은 삐걱거렸다.

6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7실점(6자책)으로 부진하더니 지난 5일 최하위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⅓이닝 5실점 하며 조기 강판당했다.

2경기 연속 부진을 거듭한 차우찬은 결국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조금씩 엔트리 교체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김 감독은 차우찬을 향해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차우찬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가장 좋은 몸 상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전반기를 마치고 시간이 조금 길었기 때문에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며 "컨디션 관리 잘했고, 공도 많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차우찬은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가장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경기를 안 나간 지 꽤 됐기 때문에 구속을 말하긴 어렵지만, 연습경기를 치르다 보면 구속은 올라올 것이다.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차우찬은 이번 대표팀에서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도 맡았다.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올림픽에 나서는 이의리(19·KIA 타이거즈)와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 등 신인 좌완 투수들에게 베테랑 좌완 차우찬은 롤모델이나 다름없다.

차우찬은 "아직 개인적으로 질문하는 후배들은 없다"면서 "김진욱과 이의리 모두 구위가 좋다.

또 워낙 밝은 친구들이라 그 선수들에게 눈이 쏠리는 것 같다.

둘이 분위기 메이커도 된다.

둘 다 컨디션이 좋아서 아직 조언해줄 것이 별로 없다"고 웃었다.

대표팀 후배들을 향한 조언에 대해서는 오승환을 인용했다.

그는 "국제대회는 단기전이다.

오승환 선배가 어제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투수들은 공 하나에 승패가 갈릴 수 있으니 집중해야 한다.

몰린 카운트에서 굳이 승부할 필요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쓰임새가 많은 투수다.

이번 대회에서 어느 보직을 맡을지가 관심사인데, 차우찬은 "개인적으로 원하는 보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최일언 투수코치님과 합류 전 이야기를 나눴다.

중간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말씀하셨다.

나 역시 중간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차우찬은 "올림픽은 운동선수들에게 가장 큰 무대다.

나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대회"라며 "오승환 선배 다음으로 내가 맏형이라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