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별 형성에 제동…은하 반은퇴 상태로 만들어"

질량이 태양의 수백만 배나 되는 초거대 블랙홀이 새 별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신 시뮬레이션 기술로 은하계 내 별 생성과정을 분석한 이 연구로 20여 년간 계속된 별 형성 관련 논쟁의 하나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조안나 피오트로스카 연구원(박사과정)은 20일 영국왕립천문학회(RAS)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볼 때 여러 은하의 초거대 블랙홀이 별 형성에 제동을 거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며 이 결과는 실제 우주 관측 데이터와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사이테크 플러스] "태양의 수백만배 초거대 블랙홀이 새로운 별 탄생 막는다"
은하계에서의 별 형성은 오랫동안 천문학 연구의 초점이 돼 왔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간 천체 관측과 이론적 모델 연구를 통해 우리은하계 안팎에서 성간가스 등이 중력에 의해 붕괴해 뭉치면서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밝혀냈다.

그러나 하늘 전체를 관측하는 '슬론 디지털 전천탐사'(SDSS)에서 별이 될 재료가 충분한 경우에도 모든 은하에서 모두 별이 형성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별 형성을 막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놓고 20년간 논쟁이 계속돼 왔다.

연구팀은 이를 밝혀내기 위해 이글(EAGLE) 등 첨단 우주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별 형성을 방해하는 요인이 초거대 블랙홀인 경우와 은하 내 별들의 총질량인 경우, 은하계 주변의 암흑물질 질량인 경우에 대해 실험하고 이를 실제 SDSS 관측 결과와 비교해 어느 것이 가장 일치하는지 분석했다.

[사이테크 플러스] "태양의 수백만배 초거대 블랙홀이 새로운 별 탄생 막는다"
그 결과 세 가지 요인 가운데 초거대 블랙홀의 엄청난 질량이 별 형성을 방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또 이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는 SDSS에서 실제로 관측된 우주의 모습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오트로스카 연구원은 "질량이 태양의 수백만 배 또는 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거대 블랙홀은 주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괴물 같은 천체가 별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그 은하가 반 은퇴(semi-retirement) 상태로 존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