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가 자국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20일 경제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과 신생 이통사인 중국라디오텔레비전네트워크(중국광전)가 공동으로 추진한 700㎒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 설비 공개 구매에서 화웨이는 약 60%의 공급 물량을 따냈다.
차이나모바일과 중국광전은 이번 공개 입찰을 통해 총 48만개의 기지국 설비를 구매한다.
이는 올해 중국 이동통신사의 최대 규모 기지국 설비 구매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이 쏠렸다.
화웨이는 이번 신규 계약을 통해서만 총 383억 위안(약 7조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화웨이에 바로 이어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ZTE(중싱<中興>통신)가 31%의 물량을 가져갔고 노키아(4%), 중국 국유 통신기업인 DT모바일(다탕이둥<大唐移動>)(3%), 에릭슨(2%) 등이 각각 소량의 공급권을 따냈다.
기지국을 비롯한 이동통신 장비는 화웨이의 주력 사업 분야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가 주축이 된 네트워크가 중국에 악용될 수 있다면서 우방국에 '화웨이 보이콧'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화웨이의 해외 5G 네트워크 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게다가 수차례에 걸쳐 강화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작년 9월부터 반도체 부품을 새로 구하지 못해 이동통신 기지국에서부터 스마트폰, 랩톱, 태블릿 PC, 서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심각한 지장을 겪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차이나 모바일이 화웨이에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쓰기로 한 것은 미국의 제재로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화웨이가 여전히 국유 통신 사업자들에게 선호의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 결과는 또한 외국 기업들이 중국 통신 시장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여 개를 공공 연구 인프라에 투입해 인공지능(AI)과 양자를 융합한 차세대 컴퓨팅 체계를 구축한다.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함께 신약·신소재 개발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엔비디아는 31일 공공 부문에 활용될 GPU 약 5만 개의 수급에 합의하고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 구축에 이를 투입하기로 했다. GPU 기반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를 연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이 목표다. 기존 슈퍼컴퓨팅의 병렬 연산 능력에 양자 알고리즘을 접목해 기초과학 및 바이오, 신소재 연구에서 탐색 속도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과기정통부는 GPU 자원을 연구기관과 공공 데이터센터에 분산 공급해 고성능 AI 모델 학습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에 특화된 AI 모델 구축에도 나섰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의과학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팀으로 루닛·리벨리온 등 컨소시엄과 ‘기적의 항암제’ 키트루다를 개발한 머크·KAIST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엔비디아 GPU 500여 개를 투입해 ‘구글 알파폴드’를 넘어설 독자적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이 목표다.강경주/최지희 기자
정부가 네이버,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과 손잡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0만 개를 이용해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신경망’ 구축에 나선다. 2030년 6세대(6G) 이동통신 상용화를 목표로 피지컬 AI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삼성전자, 통신 3사 등과 함께 엔비디아와 ‘지능형 기지국(AI-RAN) 기술 공동연구 및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AI를 물리적으로 구현한 것을 뜻한다. 생성형 AI 같은 소프트웨어를 넘어서는 개념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인 예다. 자율주행 차량, 드론 등 무인기도 포함된다.AI-RAN은 로봇, 자율주행차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기존의 이동통신망(RAN)이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였다면 AI-RAN은 통신망 자체에 AI 연산 기능을 결합한 ‘생각하는 네트워크’다. 기지국 자체에서 AI 모델이 작동해 통신 지연 시간이 크게 줄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와 로봇, 스마트 팩토리처럼 실시간 반응이 필요한 피지컬 AI 서비스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엔비디아의 전방위적 참여로 국내 피지컬 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기지국마다 GPU 연산이 필요한 AI-RAN은 초기 투자비용이 커 통신사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웠다. 이번 MOU로 정부가 산·학·연 협력을 통해 6G 선점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28년까지 AI-RAN을 시범 구축하고 2030년 6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MOU 서명에 직접 나설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AI) 자회사 NC AI가 육군과 손잡고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에 나선다. 게임과 콘텐츠산업에서 축적한 엔씨소프트의 기술이 군에 이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NC AI는 육군 AI센터와 최근 AI 기반 첨단과학기술 강군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양측은 감시·정찰, 지휘·통제 등 전장 주요 영역에서 AI 시제품 공동개발과 기술교류를 추진할 예정이다. NC AI가 개발한 멀티모달 모델 ‘바르코 비전 2.0’과 ‘바르코 3D(3차원)’를 활용한다. 정찰 영상 자동 분석, 표적 인식,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해 실시간 상황 판단과 전장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로봇·드론·차량 등 유·무인 전력의 자율 운용에 필요한 인지·판단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데 NC AI의 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한다.NC A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대표 AI’ 정예팀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김근교 NC AI 글로벌사업실장은 “일부 응용 서비스는 육군과 함께 개념검증(POC) 단계에 돌입했다”면서 “NC AI의 철학인 ‘산업 특화형 소버린 AI’를 국방 분야에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