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르포] "가족들 코로나 걸려도 병원에 못가…눈앞이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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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코로나 감염 미얀마 지인이 겪은 '악몽'…"문민정부 시절과 너무 달라"
격리시설 있어도 '열악''…시민불복종 참여 의사들 무료 전화상담 덕 생명 구해 지난달부터 미얀마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보건부가 공식 집계한 신규확진자만 해도 이젠 4천명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코로나19 검사 수가 대폭 줄어 실제 확진자는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른다.
집 밖을 나다니기 무섭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사망자도 잇따라 3명이나 발생한 교민 사회도 '스스로 조심하자'는 분위기다.
현지 매체에도 태부족인 병상은 물론, 집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필수적인 의료용 산소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시민들의 호소가 자주 소개되고 있다.
기자는 한 미얀마 지인으로부터 자신 및 가족이 직접 겪은 '답답한' 코로나19 현실을 들을 수 있었다.
아웅 찬 다(가명)씨의 아버지는 양곤에서 어머니와 함께 산다.
한 달 전 쯤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났다.
신속 진단키트로 검사를 했더니 양성이 나왔다.
아웅씨는 음성이 나온 어머니를 다른 곳으로 모시고,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연락을 취했다.
양곤에서 코로나19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은 양곤 국립병원, 파웅지 국립병원, 노스오깔라빠 국립병원 3곳밖에 없다.
아웅씨는 "병원 관계자 및 의사는 물론이고, '입원하려면 군 관계자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는 곳에 모조리 연락했지만 대답은 다 '안된다'였다"고 당시의 암담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이끌던 문민정부 시절에는 이렇지 않았다고 했다.
아웅씨는 "2차 유행이 진행돼 확진자가 하루 1천 여명씩 나올 때 정부에서는 열이 나면 바로 찾아가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있는 '피버(fever·열) 클리닉'을 곳곳에 세워 국립병원의 부하를 줄였다"고 전했다.
또 양곤 각 타운십(구)마다 격리시설을 설치해 가족 중 한 명이 감염이 확인되면 식구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 확진자는 격리하고, 추가로 중증으로 발전하는 이는 국립병원에서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2월1일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국가행정평의회(SAC)는 기존 피버 클리닉과 격리시설은 대부분 폐쇄했다고 한다.
또 그나마 있는 격리시설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설이 형편없고 음식도 최소 기본만 제공해 환자들이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게 아웅씨의 얘기였다.
그는 "국가 방역체계가 전혀 잡혀 있지 않아 수많은 확진자가 끊임없이 나오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가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아웅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가비상사태 이후 시민불복종(CDM)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CDM 참여 의사들이 전화로 환자들의 증상을 듣고 집에서 치료하도록 무료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상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간호를 진행한 끝에 다행히도 아웅씨의 아버지는 회복이 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어머니, 부인, 장모가 차례로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아웅씨는 눈 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병원에 못 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가 감염됐을 때 정말 난감했다.
세살짜리 아들을 코로나19 환자가 있는 친가에도 처가에도 보낼 수 없어 집에서는 방을 따로 사용했고, 출근할 때는 아들을 데리고 갔었다"고 되돌아봤다.
천만다행으로 이번에도 의사들과의 전화 상담을 통해 가족이 집에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아웅씨는 전했다.
그는 "CDM 참여 의사들의 무료 전화 상담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방은 물론이고 공포감에 사로잡힌 어르신들이나 여성들에게 긴 시간 상담을 해주며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켜 준다.
그게 치료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연합뉴스
격리시설 있어도 '열악''…시민불복종 참여 의사들 무료 전화상담 덕 생명 구해 지난달부터 미얀마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보건부가 공식 집계한 신규확진자만 해도 이젠 4천명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코로나19 검사 수가 대폭 줄어 실제 확진자는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른다.
집 밖을 나다니기 무섭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사망자도 잇따라 3명이나 발생한 교민 사회도 '스스로 조심하자'는 분위기다.
현지 매체에도 태부족인 병상은 물론, 집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필수적인 의료용 산소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시민들의 호소가 자주 소개되고 있다.
기자는 한 미얀마 지인으로부터 자신 및 가족이 직접 겪은 '답답한' 코로나19 현실을 들을 수 있었다.
아웅 찬 다(가명)씨의 아버지는 양곤에서 어머니와 함께 산다.
한 달 전 쯤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났다.
신속 진단키트로 검사를 했더니 양성이 나왔다.
아웅씨는 음성이 나온 어머니를 다른 곳으로 모시고,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연락을 취했다.
양곤에서 코로나19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은 양곤 국립병원, 파웅지 국립병원, 노스오깔라빠 국립병원 3곳밖에 없다.
아웅씨는 "병원 관계자 및 의사는 물론이고, '입원하려면 군 관계자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는 곳에 모조리 연락했지만 대답은 다 '안된다'였다"고 당시의 암담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이끌던 문민정부 시절에는 이렇지 않았다고 했다.
아웅씨는 "2차 유행이 진행돼 확진자가 하루 1천 여명씩 나올 때 정부에서는 열이 나면 바로 찾아가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있는 '피버(fever·열) 클리닉'을 곳곳에 세워 국립병원의 부하를 줄였다"고 전했다.
또 양곤 각 타운십(구)마다 격리시설을 설치해 가족 중 한 명이 감염이 확인되면 식구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 확진자는 격리하고, 추가로 중증으로 발전하는 이는 국립병원에서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2월1일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국가행정평의회(SAC)는 기존 피버 클리닉과 격리시설은 대부분 폐쇄했다고 한다.
또 그나마 있는 격리시설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설이 형편없고 음식도 최소 기본만 제공해 환자들이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게 아웅씨의 얘기였다.
그는 "국가 방역체계가 전혀 잡혀 있지 않아 수많은 확진자가 끊임없이 나오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가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아웅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가비상사태 이후 시민불복종(CDM)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CDM 참여 의사들이 전화로 환자들의 증상을 듣고 집에서 치료하도록 무료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상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간호를 진행한 끝에 다행히도 아웅씨의 아버지는 회복이 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어머니, 부인, 장모가 차례로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아웅씨는 눈 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병원에 못 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가 감염됐을 때 정말 난감했다.
세살짜리 아들을 코로나19 환자가 있는 친가에도 처가에도 보낼 수 없어 집에서는 방을 따로 사용했고, 출근할 때는 아들을 데리고 갔었다"고 되돌아봤다.
천만다행으로 이번에도 의사들과의 전화 상담을 통해 가족이 집에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아웅씨는 전했다.
그는 "CDM 참여 의사들의 무료 전화 상담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방은 물론이고 공포감에 사로잡힌 어르신들이나 여성들에게 긴 시간 상담을 해주며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켜 준다.
그게 치료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