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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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은행에서 꼭 가입해야 하는 상품은 어떤 상품인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이 때마다 첫번째로 꼽는 상품은 '청약저축'입니다. 청약저축은 일정자격 요건을 갖추면 주택청약을 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 위치가 좋은 지역에 청약이 당첨되면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의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청약저축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유롭게 불입하면서 만기가 없고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상품이라는 것입니다. 덤으로 소득공제의 세제혜택까지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하나씩 가입해야 하는 상품입니다.

청약저축처럼 꼭 가입해야 하는 상품중 추천드릴 상품은 'IRP' 입니다. IRP는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약자로 개인형 퇴직연금으로 풀이되지만, 일반적으로 IRP 용어를 더 많이 씁니다. 예전에는 퇴직금을 수령한 은퇴자가 퇴직금을 넣고 운용하는 상품으로 인식됐지만, 세제혜택과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 확대되면서 가입자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입대상은 퇴직금을 수령한 자외에 근로자, 자영업자, 연금 가입자(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군인, 경찰 등)입니다. 가입금액은 연간 1800만원(전 금융기관 합산) 한도로 자유롭게 납입이 가능합니다.

청약저축과 IRP 상품의 간단한 요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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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의 장점은 세제혜택과 장기 자산운용 두가지입니다.

첫째, 세제 혜택입니다.

● 세액공제 : 연간 1800만원까지 입금이 가능한데,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 연금저축 300만원이 있는 경우는 400만원까지 가능합니다.

● 과세이연(세금부과를 특정시점까지 연기) 효과 : IRP 내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하여 인출이나 연금을 수령하기 전까지 세금을 징수하지 않으므로 해당금액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즉 과세이연으로 인한 자금에 대한 추가운용이 가능하므로 추가수익이 발생합니다.

● 연금소득 저율과세 : IRP 적립금액을 일시금으로 수령할때 퇴직소득세를 부과하는데, 이를 연금으로 납부받으면 3.3~5.5%의 저율로 과세를 받습니다.

둘째, 장기적으로 자산운용이 가능합니다. IRP는 개인부담금을 자유롭게 납입하고 개인이 자산운용을 하다가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이 가능한 상품입니다. 따라서 30대에 가입하면 최소 20년 이상, 40대에 가입하면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자산관리가 필요한 상품입니다.

이렇게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자산관리를 하게 되면, 가입한 IRP의 수익률이 평균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따라간다고 가정하면 연금을 수령하는 시기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개인연금을 포함한 자산에 추가하여 긍정적인 보탬이 될 것입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IRP의 운용자산 대부분은 정기예금을 포함한 원금보장형 상품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퇴직연금의 자산규모가 커지고,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운용수익률에 불만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펀드를 포함한 투자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PB센터를 거래하는 자산가분들 중 IRP 상품운용은 두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펀드 등 투자상품은 충분히 하고 있으니, IRP 내 운용상품은 정기예금 등 안전한 상품으로 운용하겠다. 전체 자산 대비 비중은 크지 않지만, 매년 불입하는 1800만원에 대해서도 수익성에 입각해서 운용을 하겠다. 위 두 그룹중 후자의 비중이 최근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소 10년 이상 투자하고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IRP는 수익률이 매우 중요합니다. 10년간 1억을 투자하게 됩니다. 안정형 자산으로 2% 남짓의 수익을 올릴 것인가, 아니면 펀드투자로 10%의 수익을 올릴 것인가에 따라 10면뒤에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필자도 퇴직연금 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IRP 내에서 펀드를 신규하고 다른 상품으로 변경하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인터넷 및 모바일 앱은 물론 일반 영업점에서도 업무처리가 원할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IRP 내에서 투자 가능한 펀드 상품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펀드투자보다는 정기예금을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퇴직연금 시장이 커짐에 따라, 각 금융기관별로 퇴직연금, IRP에 대한 전산,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뱅킹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에서도 다양한 업무처리가 가능합니다. 보유상품 변경, 펀드상품 신규 및 해지, 운용현황·수익률 조회 등의 업무가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됐습니다. 또한 나이 및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추천 등의 업무도 가능합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IRP 초기 운용시에는 모든 자산이 정기예금이었습니다. 펀드를 여러가지 가입하여 관리하고 있는데, IRP까지 펀드로 관리하는 것이 귀찮았고 시스템도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적립금이 늘어나고 어차피 연금으로 지급받을때까지 장기운용을 하는 상품이기때문에 수익률이 중요해졌습니다. 현재는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펀드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7월15일 기준 필자의 최근 IRP 수익률입니다. 100% 만족스러운 수익률은 아니지만, 시장의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해서 운용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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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7년차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데, 후회하고 있는 것중 하나가 결혼초기에 좀 더 빨리 내집마련을 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입니다.(다행스럽게도 최근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기 몇 년 전 내집마련을 했습니다.)

IRP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운용자산을 펀드상품으로 두고 수익률 개선에 신경을 쓰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지금은 연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도까지 불입하고 있는데, 최대 180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투자한도를 늘릴 계획입니다.

IRP는 장기로 운용을 해야해서 운용 및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각 판매사에서 제공하는 추천상품을 검색해보고, 판매 상담사와 상담을 하면서 본인의 나이와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고 운용해본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펀드를 주기적으로 관리하는데 부담이 된다면, TDF(Target Date Fund)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관리의 번거로움도 덜고, 적정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청약저축이 없는 분들은 주택청약을 하지 않더라도 장기적금으로 꼭 가입하십시요.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는 분이라면 세제혜택과 장기투자가 가능한 IRP를 가입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IRP 운용은 장기운용이 기본이므로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 선택을 하고, 꾸준한 성과를 통하여, 노후에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과 함께 노후자금으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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