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근로자 창원에 '전환배치' 검토 소식까지…노조는 계속 압박
한국지엠(GM) 사측이 쟁의권 확보에 나선 노조의 압박에도 내년 이후 인천 부평2공장에 추가로 생산 물량을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부평2공장의 근로자를 창원으로 '전환배치'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노조원들은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1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등에 따르면 한국GM 사측은 최근까지 11차례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부평2공장에 생산 물량을 추가로 배정해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노조는 생산 일정이 내년 7월까지로만 돼 있어 구조조정 우려가 제기된 부평2공장에 내년 4분기부터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를 투입하는 것을 약속해달라고 한국GM 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앞선 11차 교섭에서 회사 제시안을 통해 지난해 임단협 합의 내용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만 했다.

지난해 한국GM 사측은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해달라고 노조가 요구하자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부평2공장에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차종의 생산 일정을 연장한다'고만 밝힌 바 있다.

한국GM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는 등 쟁의권 확보를 추진하면서 압박에 나섰으나 사측의 입장 변화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임금협상 단체교섭 과정에서 부평2공장 근로자 중 일부를 창원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사측이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노조원들의 걱정이 커졌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되는 말리부와 트랙스는 단종을 앞두고 있다.

창원공장에서는 2023년부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라 한국GM 사측은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평2공장에는 앞서 군산공장 폐쇄 후 장기간 무급으로 휴직하던 근로자 300명가량이 2019년 말 복직(전환배치)된 바 있다.

만약 부평2공장의 전환배치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이 재차 일터를 옮겨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부평2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에 따라 지난 2월부터 가동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공장의 미래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달 30일 8차 교섭 당시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전환배치는 검토 중인 사안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한국GM의 한 관계자는 "향후 CUV 생산에 따라 전체적인 인력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며 "전환배치는 노사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사측이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