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2분기 6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파운드리 경쟁자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 벌린 셈이다.

TSMC는 15일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2억9000만달러(약 15조1600억원), 52억100만달러(약 5조9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영업익은 11.1%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9.1%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공개한 잠정 실적에서 올 2분기 깜짝 실적을 예고했지만,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성과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TSMC와 직접 부딪치는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에선 추격에 시동을 제대로 못 걸었는데 TSMC는 더욱 멀리 달아나는 상황이다.

TSMC는 2분기 대만 지역 가뭄 등 일부 생산 차질이 우려된 상황에서도 애플과 인텔, AMD,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를 상대로 눈부신 실적을 올렸다.

세부 매출을 보면 7나노미터(㎚) 이상 첨단 공정이 전체의 49%에 달했다. 7나노 매출은 전체의 31%, 5나노 공정 웨이퍼는 18%로 집계됐다. TSMC는 스마트폰용 첨단칩을 5나노와 7나노에서 생산하고 있다.

TSMC의 이같은 호실적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해지면서 주문이 급증한 영향도 컸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까지 중단해야 했던 자동차 업체들 주문도 TSMC에 호재로 작용했다. 2분기 자동차 제조사들에 대한 매출은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스마트폰 업체들 주문은 계절적 요인으로 3% 줄었지만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올해 아이폰 13 생산 목표를 9000만 대로 늘린 덕에 감소폭을 상쇄했다.

웬델 황 TSMC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호실적은 고성능 컴퓨터(HPC)와 자동차 관련 수요 강세가 주도했다"며 "3분기로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HPC,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등 4가지 분야의 강력한 수요가 지속돼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