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14일 공개한 ‘아반떼 N 세계 첫 공개’ 영상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사진·왼쪽),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오른쪽), 틸 바텐베르크 상무는 이같은 내용의 대화를 했다. 현대차 유니폼을 입은 세 사람의 대화는 아반떼 N 소개가 끝난 뒤 영상 뒷부분에서 2분30초 가량 이어졌다.
바텐베르크 상무가 “많은 사람이 N의 전기차와 레이싱에 대해 궁금해한다”고 운을 떼자, 쉬미에라 부사장은 “지난 6년간 내연기관으로만 레이싱을 했으니 이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어만 사장은 “E-GMP는 공도와 트랙에서 N 지속가능한 운전의 즐거움을 가져다줄 잠재력 높은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E-GMP에서 N 특화 개발을 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달린다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N 브랜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드러낸 것이다. 바텐베르크 상무가 독일에서 펼쳐지는 24시 내구 레이스는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 비어만 사장은 “걱정 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수소차도 만들고 있다”며 “수소와 전기차 기술이 결합한다면 내구 레이스에서도 N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상은 “만들어봅시다”라는 마지막 말로 끝이 난다.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FCEV)와 배터리전기차(BEV)를 결합한 경주차로 레이싱 경기인 내구 레이스 출전을 암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선 신차 출시 계획을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가림막으로 위장한 신차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시 계획을 슬쩍 흘리는 ‘예고 영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가 앞서 공개한 ‘스타리아 세계 첫 공개’ 영상에서도 수소차 모델 출시 계획을 내비쳤다. 스타리아 소개가 끝난 뒤 “잠깐, 여기 또 하나의 스타리아가 있네요”라는 음성이 나온다. 이후 아이들이 수소 충전소 앞에 세워진 스타리아에 탑승하는 장면이 나온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