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역학조사에서 선수들, 일반인과의 만남 누락"
강남구 "NC 선수, 초기 역학조사 방해"…NC 선수들은 더 코너로
오랫동안 숨죽이던 박석민과 박민우(이상 NC 다이노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위반 논란'에 사과하면서도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초기 방역에 혼선을 빚은 건, NC 선수들이 '사적 만남'에 관해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NC 선수들이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며 NC 확진자 3명과 일반인 2명 등 총 5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역학조사의 취지와 목적은 동선 파악이다.

누구를 어디서 만나고, 방역수칙을 잘 지켰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NC 선수는 초기 역학조사에서 (NC 선수 4명과 일반인 2명이 함께 한) 사적 모임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조사에서 사적 만남에 관해 이야기했을 수 있지만, 강남구 초기 조사에서는 모임에 관해 말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결국, 초기 역학조사에 혼선이 생겼고 (14일 오전에) 서울시가 강남구 보고를 근거로 'NC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다'는 발표도 나왔다.

NC 선수들이 초기 역학조사에 주요 사항을 누락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과 외부 지인이 1차 역학조사 단계에서 이 모임 자체를 누락했다"며 "지난 (NC 선수와 외부인의) 모임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12∼13일 이틀 동안 2차 심층 역학조사를 해본 결과 총 6명이 호텔 방에서 맥주를 마시는 등 모임을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NC 선수 4명, 이들과 사적 모임을 한 일반인 2명은 강남구, 금천구 등에서 조사를 받았다.

일반인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이 금천구였다.

초기 역학조사에서 NC 선수들은 일반인 2명을, 일반인 2명은 NC 선수 4명의 존재를 감추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박석민 등 NC 선수들은 방역수칙 위반은 물론이고 감염병예방법 위반이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추가 조사를 벌이 전까지, NC 선수와 일반인 2명의 접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NC 선수, 초기 역학조사 방해"…NC 선수들은 더 코너로
그동안 "확진자 정보나 감염 경로 등은 방역 지침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던 NC는 14일 선수들의 동의를 얻어 확진자 3명, 당시 사적인 모임을 한 선수 1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박석민은 사과문을 통해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와 함께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지인) 2명 등 총 6명이 숙소에서 음주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저를 포함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석민은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에서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린 박민우도 "역학조사 동안 모든 질문에 거짓 없이 말씀드렸다"고 썼다.

선수도 NC 구단도 억울해하는 부분이 있다.

NC는 KBO에 일찌감치 선수 4명과 일반인 2명의 사적 모임에 관해 보고했다.

이 모임을 조기에 파악한 역학조사관도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사과조차 하지 않고, 함구하면서 NC와 선수들을 향한 여론이 싸늘해져 몸을 낮출 수밖에 없다.

NC 관계자는 "(강남구가 수사 의뢰를 했으니)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답했다.

박석민과 박민우는 사과문에서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이면서도 "부도덕한 일, 파렴치한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과거였다면, 성인들이 숙소에서 벌이는 일은 '개인적인 것'으로 용인할 수 있다.

하지만 관중석에서 함성조차 지르지 못하는 '코로나19' 시대에, 오후 늦게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을 포함한 여러 명이 음주를 한 건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