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심리 마치고도 3개월간 4차례 연속 선고 기일 변경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추행한 혐의를 받는 국선변호사에 대한 판결이 4차례 연기되면서 여성단체가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14일 성명을 내고 "가해자는 절대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지해야 하는 국선변호사의 위치에서 모든 신뢰를 저버리는 중범죄를 저질렀다"며 "합당하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뚜렷한 증거가 부족해 끊임없이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힘겨운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피해자들이 법률전문가인 국선변호인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자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재판 선고일을 여러 차례 연기 요청해 피해자를 극심한 고통 속에 가둬두고 일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 사건을 제대로 판결해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고 사회로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며 "피해자가 일상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판결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폭력 사건 국선변호를 맡은 A씨는 지난해 8월 31일 광주 동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법률 상담을 하다가 범행을 재연하는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를 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같은 해 6월 15일엔 다른 피해자에게 같은 방법으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도 받는다.

구속된 A씨는 지난 3월 재판부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 상태로 비공개 재판을 받았고,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심리를 모두 마친 광주지법 형사3부(오연수 부장판사)는 당초 지난 4월 7일로 선고 재판을 예정했으나 3개월간 연속으로 4차례 재판을 연기했다.

다음 선고 기일은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