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집에 머무르는데 대규모 콘서트 말 안돼"
'미스터트롯' 콘서트 수원 대신 전주 개최 결정…시민·팬 반발
전북 전주에서 예정에 없던 '미스터트롯' 콘서트 공연이 열리게 되면서 전주 시민과 트로트 팬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수천 명이 모이는 콘서트를 열어야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13일 전북 지역 팬클럽 등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3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1회당 2천800명의 관중이 입장한다.

티켓 예매 홈페이지에는 '2020년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 미스터트롯 TOP6가 올여름 다시 돌아온다'며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감동의 순간을 선물한다'고 안내돼 있다.

기존대로라면 수원에서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개최될 계획이었지만 행정명령에 따라 수원 콘서트가 취소되고 전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주는 현재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돼 공연장은 인원 제한이 없고 음식점 등에서는 8인까지 모일 수 있다.

트로트 팬들은 '트로트 가수와 팬만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공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인다.

미스터트롯 방송을 꾸준히 챙겨봤다는 한 팬은 "전날 오후 3시쯤 팬카페에 갑자기 전주 공연 예매 공지가 떴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역으로 몰려가면 정부 방역을 무력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 같아서 팬들 사이에서도 전주 공연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맘카페에도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사람들이 몰려오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한 회원은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돼도 전주 시민들 역시 집에만 머무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대규모 콘서트라니 말도 안 된다"며 "타지에 있는 사람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카페도 이용하며 시내 곳곳을 돌아다닐 것 같아서 화가 난다"며 반발했다.

국민신문고나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항의 의견을 전달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잠잠했던 지난달 초부터 공연 개최를 두고 주최 측과 논의해 왔다"며 "공연 날짜 조율 중에 수원 콘서트가 취소로 가수들 일정에 공백이 생기면서 전주에서 공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우려를 알고 있는 만큼 7천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이지만 한시적으로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해 2천800석 규모로 개최할 예정"이라며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콘서트 세부 사항이 조정될 수 있지만, 아직 일정 연기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