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라시 난무 속 신경전 가열…당 선관위 "모두 사실 아니다"
與, 컷오프 순위 '깜깜이'에 아전인수식 기선제압 여론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결과가 11일 발표되자 후보별 성적표가 당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민주당이 이날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면서 본경선 진출자 6명의 명단만 기호순으로 공개하면서다.

순위나 득표율은 모두 비밀에 부쳐지는 '깜깜이' 방식으로 인해 각 후보 진영별로 결과 파악에 열을 올리며 촉각을 세웠다.

이번 예선 결과가 본경선의 향배를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다.

1위 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2위와 격차를 벌리며 과반에 근접한 득표율을 올렸다면 이 후보가 본경선에서도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승부를 확정짓는 시나리오에도 그만큼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반면 1, 2위 간 격차가 좁혀졌다면 본선 무대에서 '반명 연합군'의 뒤집기 시도가 거세질 수 있다.

하지만 결과 발표 전후로 여의도 정가에는 후보별 구체적인 득표 순위를 담은 '출처 불명'의 지라시들이 여러 형태로 떠돌았다.

컷오프 결과 발표 직후 우선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박용진 김두관 최문순 양승조 후보 순으로 순위와 득표율이 나란히 적힌 글이 크게 두 가지 버전으로 확산했다.

두 버전을 비교해보면 3위에 오른 정세균 후보 이하 8위까지 랭크된 후보의 득표율은 동일했지만 1·2위로 적힌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득표율만 다르다.

한 버전은 이재명 후보 34.3%, 이낙연 후보가 31.6%로 격차가 불과 2.7%포인트지만, 두 번째 버전은 이재명 후보가 과반에 근접한 44.3%, 이낙연 후보 21.6%로 격차가 22.7%포인트나 났다.

득표 차가 큰 버전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1·2위 격차가 크지 않은 버전은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후보별 지지자들이 의도적으로 각자 유리한 수치를 공유·재확산시키며 미확인 자료를 토대로 아전인수식 여론전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각 캠프는 떠도는 글의 진위는 알 수 없다면서도 컷오프 결과에 대해 다른 전망을 하며 본경선 초반 기선제압을 위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 측은 통화에서 "과반을 확실할 순 없지만, 여론조사 격차만큼 벌어졌을 것"이라면서 "승기를 잡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 측은 "관련 글은 모두 믿을 수 없지만, 일부 버전에서처럼 그렇게 큰 격차가 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위가 정세균 후보가 아닌 추미애 후보인 버전도 돌았다.

여기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각각 30.3%, 29.3%를 기록한 데 이어 추미애 후보 15.2%, 정세균 후보 13.6%, 박용진 후보 5.7%, 김두관 후보 2.9% 라고 적혀있다.

결과 발표 전엔 '컷오프' 대상자 2명이 양승조 최문순 후보가 아닌 김두관 양승조 후보라는 잘못된 정보가 담긴 글이 한때 퍼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나돈 후보별 순위나 득표율 관련 정보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특별당규 제 14조에 따라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할 수 없다.

데이터 작업 참여 인원도 극히 제한돼있다"며 "떠도는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 선관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돌아다니는 지라시들은 다 거짓말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상민 선관위원장과 실무자 1명 외에는 구체적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