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호봉제부터 개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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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임차인입니다' 野 대권 주자 윤희숙 의원 인터뷰
민주화 이후 34년 지났는데 '미래' 말하는 후보 안 보여
노조 반발 등 고통스러워도 노동·교육 굳은살 잘라내야
집 사지말란 정부, 국민 협박…집값 오르면 누가 책임지나
공교육 철저히 망가져…어떤 아이도 포기않는 학교 만들겠다
민주화 이후 34년 지났는데 '미래' 말하는 후보 안 보여
노조 반발 등 고통스러워도 노동·교육 굳은살 잘라내야
집 사지말란 정부, 국민 협박…집값 오르면 누가 책임지나
공교육 철저히 망가져…어떤 아이도 포기않는 학교 만들겠다
“1987년 6·29 민주화선언 이후 34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법치와 민주주의만 얘기하고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대선에 나왔습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얘기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깜짝’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올 들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대표 선거 등에 출마해달라는 당 지도부의 잇단 요청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고통스럽더라도 노동, 기업, 교육 분야에 박인 한국 경제의 굳은살을 깎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국의 제조업을 콕 집어 “근속연수에 따라 연봉이 올라가는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개혁하지 않으면 제조업은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대선 출마는 다소 의외입니다.
“(웃으면서)원래 제 성격이 소심하고 게으릅니다. 일을 잘 저지르지 않는 편이긴 하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출마 선언을 보고 결심을 굳혔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선은 5년마다 치러지죠. 향후 5년 동안 국가의 대계를 좌우할 담론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4년 전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정책 대결이 없었습니다. 이번 대선까지 그러면 도합 10년을 정책에 대한 고민 없이 허송세월하게 됩니다.”
▷어떤 얘기를 해야 합니까.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6·29 민주화선언 이후 34년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법치와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게 매우 가슴 아프고 한심한 일입니다. 이렇게 눈이 핑핑 돌아가는 세상에서 과거 얘기만 하고 있어요. 내심 누군가는 얘기할 줄 알았습니다. 답답해서 직접 나왔어요.”
▷미래를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나요.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고쳐줘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우선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잠재성장률이 너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요. 두 번째로 파이가 줄어드는 고통이 다음 세대에 너무 몰려 있습니다. 세대 간 갈등의 요소죠. 과거 억눌려왔던 이런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쓴 《정책의 배신》이라는 책의 원래 제목은 《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였습니다. (깔깔 웃으며)출판사에서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제목을 바꿨죠.”
▷출마선언문에도 ‘경제의 굳은살’을 언급했습니다.
“한국에 투자하려는 사람들보다 한국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한국은 왜 매력없는 나라가 됐을까요.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게 규제입니다. 첫 번째는 노동규제, 두 번째는 기업규제예요. 세 번째는 교육정책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 굳은살입니다.”
▷노동규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요.
“기업인들은 노동 유연성을 원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임금 유연성이에요. 기업을 경영하다 사정이 좋지 않으면 월급을 더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사이에 임금격차가 너무 큽니다. 이런 문제가 전혀 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게 굳은살입니다.”
▷노조가 거세게 반발할 겁니다.
“굳은살을 잘라내도 죽지 않습니다. 없으면 오히려 더 잘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잘라내는 심리적인 아픔, 고통이 크죠. 임금체계를 개편하면 생산성에 비해 많은 돈을 받는 나이 든 세대의 월급이 줄어듭니다. 이런 고통은 감수해야 합니다. 한국의 제조업은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로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한 말이 아니에요. 기업의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걸 산업은행장도 한 지적입니다.”
▷대통령이 되면 이거 하나는 꼭 바꿔보고 싶다 하는 게 있나요.
“너무 많은데 한 가지라면…. 어떤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학교를 만들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교는 학생을 포기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대학에 가지 않는 고등학생들은 방치돼 있습니다. 학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밀어내고 사회는 그런 학생을 받아주지 않고 있어요.”
▷어떤 점을 고쳐야 하나요.
“교육 문제를 무겁게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백년대계’인데 문재인 정부는 특히 그렇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문제가 터지자 대학 입시에 정시 확대 여부가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교육부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회의가 끝난 뒤 저녁 자리에서 ‘정시를 정말 확대할 수 있냐’고 물으니 단호하게 정시 확대는 없다고 했어요. 정시가 집안 경제력의 영향을 더 받는다고 하면서요. 교육부총리의 뜻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 문 대통령이 정시를 확대한다고 발표하더군요.”
▷‘임대차 3법’ 통과 후 1년이 됐는데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나요.
“대부분 예상했던 문제입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불화는 제가 생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규제 회피를 위한) 오만 가지 ‘꼼수’도 나오고 있어요. 월세를 규제하니 관리비에 월세를 전가하는 사람들까지 나옵니다. 요약하자면 시장을 교란했을 뿐 아니라 공동체의 윤리의식도 해쳤어요. 사람들을 그악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예상합니까.
“앞으로 2~3년간 안정될 가능성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국민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주택 공급 는다는) 기대감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 사는 데 신중하라고 말하더군요. 국민에게 협박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런 말 할 필요 없이 그런 생각이 들도록 신호를 주면 됩니다. 나중에 혹여라도 집값이 오르면 누가 책임을 질 건가요.”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970년 서울 출생
△1988년 서울 영동여고 졸업
△1993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95년 서울대 경제학 석사
△2003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2015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2020년 21대 국회의원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얘기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깜짝’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올 들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대표 선거 등에 출마해달라는 당 지도부의 잇단 요청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고통스럽더라도 노동, 기업, 교육 분야에 박인 한국 경제의 굳은살을 깎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국의 제조업을 콕 집어 “근속연수에 따라 연봉이 올라가는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개혁하지 않으면 제조업은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대선 출마는 다소 의외입니다.
“(웃으면서)원래 제 성격이 소심하고 게으릅니다. 일을 잘 저지르지 않는 편이긴 하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출마 선언을 보고 결심을 굳혔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선은 5년마다 치러지죠. 향후 5년 동안 국가의 대계를 좌우할 담론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4년 전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정책 대결이 없었습니다. 이번 대선까지 그러면 도합 10년을 정책에 대한 고민 없이 허송세월하게 됩니다.”
▷어떤 얘기를 해야 합니까.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6·29 민주화선언 이후 34년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법치와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게 매우 가슴 아프고 한심한 일입니다. 이렇게 눈이 핑핑 돌아가는 세상에서 과거 얘기만 하고 있어요. 내심 누군가는 얘기할 줄 알았습니다. 답답해서 직접 나왔어요.”
▷미래를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나요.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고쳐줘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우선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잠재성장률이 너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요. 두 번째로 파이가 줄어드는 고통이 다음 세대에 너무 몰려 있습니다. 세대 간 갈등의 요소죠. 과거 억눌려왔던 이런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쓴 《정책의 배신》이라는 책의 원래 제목은 《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였습니다. (깔깔 웃으며)출판사에서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제목을 바꿨죠.”
▷출마선언문에도 ‘경제의 굳은살’을 언급했습니다.
“한국에 투자하려는 사람들보다 한국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한국은 왜 매력없는 나라가 됐을까요.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게 규제입니다. 첫 번째는 노동규제, 두 번째는 기업규제예요. 세 번째는 교육정책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 굳은살입니다.”
▷노동규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요.
“기업인들은 노동 유연성을 원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임금 유연성이에요. 기업을 경영하다 사정이 좋지 않으면 월급을 더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사이에 임금격차가 너무 큽니다. 이런 문제가 전혀 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게 굳은살입니다.”
▷노조가 거세게 반발할 겁니다.
“굳은살을 잘라내도 죽지 않습니다. 없으면 오히려 더 잘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잘라내는 심리적인 아픔, 고통이 크죠. 임금체계를 개편하면 생산성에 비해 많은 돈을 받는 나이 든 세대의 월급이 줄어듭니다. 이런 고통은 감수해야 합니다. 한국의 제조업은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로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한 말이 아니에요. 기업의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걸 산업은행장도 한 지적입니다.”
▷대통령이 되면 이거 하나는 꼭 바꿔보고 싶다 하는 게 있나요.
“너무 많은데 한 가지라면…. 어떤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학교를 만들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교는 학생을 포기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대학에 가지 않는 고등학생들은 방치돼 있습니다. 학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밀어내고 사회는 그런 학생을 받아주지 않고 있어요.”
▷어떤 점을 고쳐야 하나요.
“교육 문제를 무겁게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백년대계’인데 문재인 정부는 특히 그렇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문제가 터지자 대학 입시에 정시 확대 여부가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교육부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회의가 끝난 뒤 저녁 자리에서 ‘정시를 정말 확대할 수 있냐’고 물으니 단호하게 정시 확대는 없다고 했어요. 정시가 집안 경제력의 영향을 더 받는다고 하면서요. 교육부총리의 뜻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 문 대통령이 정시를 확대한다고 발표하더군요.”
▷‘임대차 3법’ 통과 후 1년이 됐는데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나요.
“대부분 예상했던 문제입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불화는 제가 생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규제 회피를 위한) 오만 가지 ‘꼼수’도 나오고 있어요. 월세를 규제하니 관리비에 월세를 전가하는 사람들까지 나옵니다. 요약하자면 시장을 교란했을 뿐 아니라 공동체의 윤리의식도 해쳤어요. 사람들을 그악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예상합니까.
“앞으로 2~3년간 안정될 가능성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국민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주택 공급 는다는) 기대감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 사는 데 신중하라고 말하더군요. 국민에게 협박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런 말 할 필요 없이 그런 생각이 들도록 신호를 주면 됩니다. 나중에 혹여라도 집값이 오르면 누가 책임을 질 건가요.”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970년 서울 출생
△1988년 서울 영동여고 졸업
△1993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95년 서울대 경제학 석사
△2003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2015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2020년 21대 국회의원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