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느라 여념이 없는 아르헨티나 선수들 곁으로 브라질의 네이마르(29·파리 생제르맹)가 다가갔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무리에서 몇 발짝 떨어져 있던 리오넬 메시(34)는 네이마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둘은 포옹했다.

메시와 네이마르는 약 25초 동안 껴안은 채로 서로의 머리를 어루만지기도 하고 몇 마디 대화도 나눴다.

그러고는 서로 미소를 지어 보이고 떨어졌다.

남미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이 끝나고 메시와 네이마르의 포옹이 화제다.

아르헨티나는 11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치른 대회 결승에서 전반 22분 앙헬 디마리아의 결승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993년 대회 이후 28년 만이자 통산 15번째 대회 정상에 올랐다.

메시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우승이었다.

메시는 참가 선수의 연령제한이 있는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만 우승을 경험했을 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성인 메이저 대회에서는 한 번도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마지막 코파 아메리카가 될지도 모르는 이번 대회에서 한풀이에 성공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아르헨티나 동료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메시에게 달려가 얼싸안고 헹가래도 치며 축하했다.

반면, 네이마르는 이번에도 눈물을 흘렸다.

네이마르도 2013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제외하고 월드컵 등 주요 대회에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브라질이 2019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했을 때 네이마르는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에서는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브라질을 결승까지 이끌었으나 끝내 웃지 못했다.

하지만 메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은 잊지 않았다.

메시도 네이마르의 마음을 헤아렸다.

둘은 네이마르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으로 이적하기 전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호흡을 맞추며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여러 차례 우승을 합작한 '절친'이다.

비록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맞선 90분 경기에서 승자와 패자는 나뉘었지만 이들의 우정은 변하지 않았다.

돌의 포옹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축구 팬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대회 공식 SNS에는 '축구의 매력! 메시와 네이마르의 감동적인 포옹'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이 실렸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 폭스스포츠는 SNS에 '메시와 네이마르 사이에는 존경 외에 아무것도 없다'며 '그들은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이 끝나고 오랫동안 포옹했다'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