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무기' 박상현, 공동선두 도약…코리안투어 9승 정조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통산 상금 1위(37억5천479만원) 박상현(38)이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9번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박상현은 10일 경남 창원시 아라미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총상금 5억원)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김봉섭(38), 배용준(21)과 함께 공동 선두(14언더파 199타)로 올라섰다.

박상현은 첫날 2언더파 69타로 공동 46위에 그쳤지만, 2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공동 6위로 뛰어올랐고 3라운드에서 어느새 공동선두까지 꿰차는 뚝심을 발휘했다.

박상현은 코리안투어에서 8차례 우승에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2승을 보탰고,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와 아시아프로골프투어를 누비는 등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쌓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와 PGA투어 메이저대회 출전 경험도 적지 않다.

이번 대회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틀 동안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그린 잔디 깎기와 누르기 작업을 못 했다.

이 때문에 그린 스피드가 2m 안팎에 그치면서 적응하지 못한 정상급 선수들이 줄줄이 무너졌지만, 박상현은 경험으로 극복했다.

박상현은 "그린 스피드를 파악하고 적응하는데 필요한 연습 라운드를 폭우 때문에 제대로 못 했기에 상당수 선수가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시아투어에서는 이보다 더한 환경에서도 쳐봤다.

나름대로 그린 스피드 적응을 빨리했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그린이 빠르고 단단해 난도가 높은 코스에서 열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신한동해오픈, SK텔레콤오픈,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등 굵직한 대회에서 주로 우승했으나 느린 그린도 문제가 안 된다는 듯 사흘 동안 19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이날도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솎아냈다.

"아침에 허리가 삐끗해 진통제도 먹고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비거리도 제대로 나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박상현은 "전반을 치고 나니 허리도 풀렸고 비거리도 평소처럼 났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어차피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우승을 기대한다"면서 "우승 경쟁을 벌일 선수들이 우승 경험이 없으니 경험 많은 내가 그런 면에서는 유리해 보인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1, 2라운드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던 '장타왕' 김봉섭은 버디 3개에 보기 2개를 묶어 1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10번 홀(파4·361야드)에서 345야드가 날아가는 드라이버 티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는 등 장타력은 여전했지만, 퍼트 감각이 1, 2라운드만큼은 아니었다.

데뷔 14년 만에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은 김봉섭은 "(나흘 경기에서) 하루 정도는 안 되는 날이 있기 마련"이라며 "방심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내 플레이를 펼치는 데 집중하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다 작년에 프로 무대에 뛰어든 신예 배용준은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공동선두에 합류했다.

스릭슨 투어에서 뛰는 배용준은 스릭슨 투어 상반기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출전했다.

배용준은 "우승도 하고 싶지만 다음 대회 출전권을 주는 5위 이내 입상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몸을 낮췄다.

김영수(32)가 4언더파 67타를 때려 공동선두 그룹에 1타 뒤진 3위(13언더파 200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