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예산안에 반영…美 국방관계자 "日전역에 배치하고 싶은 게 본심"
일본도 장사정 미사일 독자 개발…"미사일 경쟁 가속화 우려"
미군, 일본 규슈~필리핀에 對中 미사일 배치 추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일본 규슈(九州)와 오키나와(沖繩), 대만, 필리핀을 잇는 이른바 '제1열도선'에 대(對)중국 미사일 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8일 보도했다.

미국은 미사일 배치 후보지로 중국과 가까운 일본 내 지역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실제 배치가 이뤄지면 일본은 미중 대립의 최전선이 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게 된다고 아사히는 우려했다.

미국의 2022회계연도 국방부 예산에는 '태평양 억지 이니셔티브'(PDI)에 51억 달러(약 5조8천억원)가 반영됐다.

PDI는 중국에 대항할 목적으로 신설된 기금이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추가로 8억9천만 달러(약 1조원)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제출한 예산 요구 목록 중에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제1열도선을 따라 사거리 500㎞ 이상의 지상 발사형 미사일 망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 5년간 29억 달러(약 3조3천억원)의 예산이 반영돼 있다.

미국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해 사거리 500㎞ 이상 미사일 배치가 가능해졌다.

중국도 미사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대함 미사일과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 등을 배치해 미국이 대응해야하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군사 작전의 관점에서 말하면 홋카이도(北海道)와 도호쿠(東北), 규슈, 난세이(南西)제도까지 일본 전역 모든 지역에 배치하고 싶은 것이 본심"이라며 "중거리 미사일을 일본 전역에 분산 배치할 수 있으면 중국이 (이를) 표적으로 공격하기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지상 발사형 미사일은 땅굴을 파고 숨길 필요가 있어 인구 밀집 지역보다는 산간 지역이 배치에 더 적합하다.

미사일 배치와 관련해 미국 측의 공식 타진은 아직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미일 당국자 간 미사일 배치 가능성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가까운 장래에 미국 정부가 정식으로 상담을 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도 육상 배치 장사정 미사일을 독자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아사히는 "미국의 신형 탄도 미사일과 일본의 독자 개발 미사일을 중심으로 중국의 미사일 능력에 대항한다는 태세"라며 아시아에서의 미사일 경쟁 가속화를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