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상표로 등록됐지만 매운 닭 요리로 인식돼 상표권 침해 불인정

특허청 "상품명과 구분되지 않는 상표, 권리주장 못할 수도"
특허청은 8일 상표의 관용표장화를 예방하기 위해 상표권자들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표의 관용표장화는 특정인의 상표를 해당 업계의 타 회사나 소비자가 자유롭게 사용한 결과, 이 상표가 너무 유명해져 상품 자체를 지칭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상표는 더 이상 상품이 누구 것인지를 표시하지 못하게 돼 상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심지어 상표를 등록했더라도 상표권을 주장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불닭은 2000년에 상표로 등록된 '브랜드'(상표)였다.

그러나 2004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은 불닭을 매운 닭 요리 자체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에도, 상표권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이후 상표권 분쟁에서 법원은 불닭이 이미 요리의 이름으로 널리 인식돼 관용표장화됐고, 따라서 불닭을 사용한 타 업체는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불닭 외에 초코파이, 매직블럭, 드라이 아이스, 앱스토어, 요요(장난감) 등이 상표의 관용표장화 사례로 거론된다.

이를 막기 위해 상표권자는 타인이 무단으로 상표를 상품명처럼 사용하는 경우 신속하게 상표권 침해 금지를 청구하거나 필요할 경우 침해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소비자나 언론이 상표를 상품명처럼 사용하는 경우 지속적인 홍보로 이 명칭이 상표라는 사실과 별도의 상품명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빠르게 늘면서 상표가 상품명으로 오인될 가능성도 커진다"며 "상표권자의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