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일 세계 최대 영화 축제 열려…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옥색 빛 바다를 배경으로 열리는 칸 국제 영화제가 사상 처음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에 '레드 카펫'을 펼친다.

통상 5월에 열리는 칸 영화제가 6일(현지시간)부터 열이틀간 이어지는 74번째 축제의 막을 올리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화제를 열지 못했고, 올해는 정부 규제에 따라 일정을 두 달 미뤄야 했다.

과거에도 전쟁, 경제 불황 등을 이유로 칸 영화제를 취소한 적이 있지만, 일정을 연기해가며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에도 제73회 칸 영화제 날짜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초청작만 발표하고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았다.

이번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한국 영화가 초청되지 않았으나 배우 송강호가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송강호는 칸 영화제 최초 흑인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 영화 감독 스파이크 리 등 8명과 함께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영화 24편을 심사한다.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는 레오 카락스 감독의 '아네트', 숀 펜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플래그 데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등이 있다.

이란의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웅', 폴 버호벤 감독의 '베네데타' 등도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비경쟁 부문에는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이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렸고, 올해 처음 신설한 칸 프리미어 부문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당신의 얼굴 앞에서'가 상영된다.

영화 '비상선언'에 송강호와 함께 출연하는 이병헌은 17일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로 폐막식 시상자로 무대에 선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윤대원 씨의 졸업작품 '매미'도 학생 영화상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번 칸 영화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프랑스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행사다.

프랑스는 칸 영화제 개최를 한 달여 앞둔 지난달 9일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차등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경을 열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콘서트, 축제 등에 갈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프랑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까지 마치고 신규 확진자가 줄어든 데 따른 결정지만, 안심할만한 수준에 다다른 것은 아니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고,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어 4차 유행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해 3∼5월과 10∼12월, 올해 4∼5월 총 세 번에 걸쳐 전국 단위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일 기준 578만6천999명으로 전 세계에서 네번 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1만1천197명으로 세계 9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