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정 감독 인터뷰…"재벌가 배경의 기존 작품과 다를 것이란 확신 있었다"
'마인' 감독 "눈과 귀가 호강하는 드라마 만들고 싶었어요"
"눈과 귀가 호강하는 드라마를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
상위 1%의 욕망과 사랑, 그 속에서 드러나는 여성들의 연대를 그린 tvN '마인'의 연출자 이나정 감독을 5일 서면으로 만났다.

지난달 종영한 '마인'은 각자의 서사와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얽히고설킬뿐더러 블랙코미디, 미스터리, 휴먼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안방을 사로잡았다.

이 감독은 "분명히 볼거리가 있되 식상하거나 산만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한번 보기 시작하면 긴 호흡으로 볼 수 있는 몰입감을 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 "극의 초반에는 쉬운 통속극의 서사로 진입장벽을 낮추되 미술과 의상, 촬영은 고급스럽게 하고자 노력했고, 중후반 이후부터는 살인사건에 관련된 미스터리, 여성의 연대와 '나의 것'을 찾는 과정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마인' 감독 "눈과 귀가 호강하는 드라마 만들고 싶었어요"
함께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이보영 배우는 맑고 강한 캐릭터를 독보적으로 표현해줬습니다.

김서형 배우는 짧은 한 씬에도 그 인물이 살아왔던 인생 전체를 표현하는 연기력을 가지고 있어 놀랐고 또 감사했어요.

자신만의 큰 그림으로 다채로운 연기력의 향연을 보여준 이현욱 배우, 확실하고 강렬한 표현으로 극을 더 재밌게 만들어준 옥자연 배우, 균형 있는 감정신을 보여준 박혁권 배우, 순혜의 방식으로 인생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표현한 박원숙 배우님의 연기도 모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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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상위 1%의 재벌 효원 가(家)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화려한 연출을 위해 소품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4개월간 컨셉을 준비하며 지금 상류층은 어떤 것을 쓰고 입고 먹는지 충분히 조사했어요.

실제 미술 작품 등 고가의 소품이 많아서 현장에서 비싼 소품들을 주의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미술품 보험도 들고 폐쇄회로(CC)TV도 설치했죠."
'마인' 감독 "눈과 귀가 호강하는 드라마 만들고 싶었어요"
그는 이러한 소품들을 통해 "고급스러움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흔히 말하는 화려하고 요란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비움과 채움을 확실하게 선택하면서 부자들의 실제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고급스러움 속에 살아갈 뿐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엉망진창의 관계들, 공허한 욕망, 모순적인 감정들을 아이러니하게 펼치고 싶었어요.

그 안에서 진짜 중요한 나의 것을 찾는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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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공작새 노덕이에 대해서는 "3마리의 새가 노덕이를 연기했는데, 중후반부에 나온 노덕이가 특히 박원순 배우님과 합이 좋아 대답도 잘하고 표정도 많이 지었다"고 말했다.

다만 노덕이가 날개를 펴는 장면이나 날아가는 장면, 딱따구리 딱순이는 CG로 합성됐다고 했다.

이 감독의 연출력과 스태프들의 노력이 더해진 '마인'은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보여줬다.

"신선한 여성 서사와 연대가 후반부에 있기에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기존 작품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란 확신이 있었어요.

마지막 회에서 제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잘 전달됐다고 생각해 만족합니다.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