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엄중식·정재훈 교수 감염병 전문가 3인 상황진단과 제언
[전문가진단] "1000명대 예상됐던 것, 더 확산할 수도…거리두기 격상해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6개월 만에 다시 하루에 1천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6일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전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1천6명이다.

1천명대 확진자는 '3차 대유행' 정점(작년 12월 25일, 1천240명) 직후인 올해 1월 3일(발표일 기준 1월 4일·1천20명) 이후 약 6개월, 정확히는 184일만이다.

집계를 마감하는 밤 12시까지 확진자가 많이 늘어날 경우 3차 대유행 당시의 최다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앞서 약 한 달간 300∼600명대를 폭넓게 오르내리면서 정체 양상을 보여 왔으나, 최근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30일부터 1주일 내내 700∼800명대를 기록하다가 이날 1천명대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의 감염이 이미 상당한데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센 것으로 알려진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도 확산하는 만큼 앞으로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또 최근의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향 조정해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감염병 전문가 3인의 상황 진단과 제언을 정리한 것이다.

◇ 김탁 교수 "확진자 1천명은 예상됐던 것…경각심 높여야"

최근 감염 재생산지수를 보면서 신규 확진자가 900명은 넘을 것으로 생각했다.

1천명도 예상됐던 것이다.

최근 확산세는 사회적 활동이 줄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영향도 조금 있는 것 같다.

아직 국내에서는 예방 접종자 비율이 충분하지 않다.

확진자 수를 줄이려면 결국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개편된 거리두기 체계에서는 수도권에서 '3단계'를 시행하더라도 현재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함께 사회적인 경각심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 엄중식 교수 "이동량·모임 증가로 확산…새 거리두기 적용 시기 재논의해야"

6월 중순 이후 20∼30대를 중심으로 거리두기 준수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동량과 모임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밀접 접촉도 많아지면서 이런 과정에서 전파된 사례가 현재 나타나는 것이다.

이번 주 확진자에 대한 변이 분석이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델타 변이 영향에 대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표현은 가능할 것 같다.

현재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서는 감염 고리를 끊어야 한다.

다시 5월 말∼6월 초의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올릴 것인지 등 방역 강화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줘야 한다.

또 방역지침을 준수하는지 감독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새 거리두기 적용 시기도 재논의할 필요가 있고, 만일 적용한다고 하면 단계 자체를 올려야 한다.

◇ 정재훈 교수 "유행 더 확산할 수도…최대한 조기에 백신 접종해야"

확진자 수가 증가한 것 자체가 위험요인이다.

백신 접종을 하면서 치명률과 중증화율을 많이 낮췄으나 만일 이런 비율을 능가하는 확진자 수의 증가가 있다고 하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확진자 수 증가는 그만큼 지역사회의 감염이 빈번하다는 것이고, 이는 확산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본질적인 대책은 백신 접종을 최대한 앞당겨서 빨리 많이 하는 것이다.

이외에 확산세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고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것인데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