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둔다면 마스크 벗어도 무방" 견해도…"오랜시간 음주 금지했어야"
전문가 "마스크 지침이 혼란 야기…백신 맞았어도 야외에서 써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마스크 지침'이 오히려 방역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한 조치가 잘못된 메시지를 주면서 방역 긴장감을 더 떨어뜨린다는 취지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약 6개월 만에 다시 800명대로 올라선 만큼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반드시 쓰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거리두기만 잘 지킨다면 접종자는 마스크를 벗어도 무방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에서 '백신을 접종했다면 (마스크를 안 써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데 현재 상황은 전혀 괜찮지가 않다"면서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괜찮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되면 경각심이 줄어든다.

경각심이 줄면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특히 "접종한 사람도 누군가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면서 "마스크는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실내외를 막론하고 연말까지는 계속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착용 면제 혜택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자가 마스크를 안 쓰면 (다른 미접종자들은) KF 마스크를 써도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맞았다고 마스크를 안 쓰면 아이들이나 임산부들은 어떡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와는 반대로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착용 면제가 과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정부의 지침대로 다른 사람과 적당한 거리만 둔다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접종자 마스크 착용 면제는) 상식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원래부터도 야외에서 적당한 거리를 둔다면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해왔다"며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벗는 것은) 위험성 측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야외에서 취식 활동을 하면서 오랜 시간 음주하는 것을 못 하게 했어야 한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 좌석이 모여있는 경기장, 옷깃을 스칠 정도로 붐비는 쇼핑몰 등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조치와 관련해 개정된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명령 및 과태료 부과 업무 안내서'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안내서에 따르면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하고 14일이 지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산책, 운동, 등산, 물놀이, 관광 등의 실외 여가 및 레저활동을 할 수 있다.

전문가 "마스크 지침이 혼란 야기…백신 맞았어도 야외에서 써야"
한편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826명(누적 15만8천549명)이다.

800명대 확진자는 '3차 대유행'이 정점(작년 12월 25일, 1천240명)을 찍고 내려오던 시점인 올해 1월 7일(869명) 이후 근 6개월, 정확히는 176일 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