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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시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투자자들이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시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최근 국내 하루 암호화폐 거래대금은 8조원 선. 하루 40조원을 넘기도 했던 지난 5월 초와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들었다. 인터넷 카페에는 큰 손실을 보고 나서 암호화폐거래소 앱을 아예 지워버렸다는 '탈(脫)코인'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 많던 '코린이'들은 정말 코인판을 떠난 것일까.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과 반등을 거듭하며 혼란스러운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암호화폐거래소 접속자는 많이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시장정보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주 업비트 앱 이용자 수는 329만4953명, 빗썸 앱은 101만5593명을 기록했다. 두 업체는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투톱' 거래소다.

이들 앱 이용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비트코인이 정점을 찍고 조정기에 접어든 5월 초·중순이었다. 업비트 접속자는 5월 셋째주에 387만462명, 빗썸은 5월 첫째주에 137만6549명으로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이용자 수는 당시보다 20% 안팎 감소한 규모다. 다만 코인 열풍에 탄력이 붙던 3월 첫째주(업비트 136만888명, 빗썸 64만4193명)와 비교하면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위기가 꺾이긴 했지만 투자자가 줄진 않았고 관망세에 있다고 본다"며 "하반기 시장은 금리 등의 거시경제 변수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찌보면 두세달 전이 비정상적 과열 상태였다"며 "금융당국도 시장이 진정되길 원했고, 상위권 거래소들은 지금 거래규모로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업비트 운영업체 두나무의 영업이익률은 49.0%, 빗썸은 68.3%, 코인원은 47.0%에 달했다. 중하위권 업체 중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곳도 많지만, 일단 안정궤도에 접어들면 '화끈하게 남는' 장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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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자는 20~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재력'을 갖춘 40~50대도 만만찮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와이즈앱이 접속자 연령대별 분포를 집계한 결과 업비트는 10대 2.2%, 20대 23.7%, 30대 25.6%, 40대 30.3%, 50대 이상 18.2%이었다. 빗썸은 20대가 상대적으로 적고 중장년층이 많은 점이 눈에 띄었다. 10대 2.1%, 20대 14.4%, 30대 24.7%, 40대 30.9%, 50대 이상 27.9%로 조사됐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기존 암호화폐거래소들은 9월 24일까지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마쳐야 한다. 깐깐한 심사에 가슴을 졸이고 있는 거래소들은 서비스 강화, 사회공헌 확대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인원은 평일 근무시간에만 운영하던 채팅 상담을 지난달 29일부터 24시간 연중무휴로 확대했다. 후오비코리아는 이달 인천, 경기 수원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제주 등에 고객센터를 열기로 했다. 업비트는 100억원을 들여 올해 '투자자 보호센터'를 세우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은 상담과 같은 기본적 고객 서비스조차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특금법을 계기로 '이미지 개선'의 중요성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