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식물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농작물 육종에 기여"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식물 소기관의 유전자(DNA)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교정 연구단(단장 김진수)이 염기 교정 효소 'DdCBE'(DddA 유래 시토신 염기 편집기)를 이용해 식물의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정 염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식물의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는 각각 광합성과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식물 세포 내 소기관이다.

이들의 DNA를 교정, 광합성 효율과 항생제 저항성 등을 조절해 농업적·유전적 가치가 높은 식물을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유전체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는 식물 소기관의 DNA를 교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절단 효소가 목표 DNA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가이드 RNA'의 도움이 필요한데, 가이드 RNA가 식물의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브로드 연구소 데이비드 리우 교수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 DNA를 정밀 편집하는 분자 도구인 DdCBE를 개발했다.

세균에서 유래한 DddA 탈아미노 효소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DNA 이중나선의 염기 시토신(C)을 티민(T)으로 바꿀 수 있는 편집 기술이다.

연구팀은 DdCBE를 변형해 식물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를 최대 99%의 효율로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다양한 조합의 DdCBE를 상추와 유채 세포에 주입, 효율이 높은 DdCBE를 가려낸 뒤 이를 식물 원형질체에 도입해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의 시토신 염기를 티민으로 치환한 식물을 제작했다.

맞춤형 돌연변이 기술을 통해 농작물 육종 연구와 형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수 단장은 "엽록체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켜 광합성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농업 생산성 증대는 물론 기후 위기 해소를 위한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 이날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