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작년 수능의 절반 수준…학생들 사교육시장 발길·불안감 키워
광주시교육청 "1등급 7∼8% 적당…9월 모평·수능서 조정돼야"
'학평·모평서 어려워진 영어'…절대평가 취지 무색 논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치러진 학력평가(학평)와 모의평가(모평) 영어 과목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돼 논란을 낳고 있다.

교육 당국이 영어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도입했던 절대 평가 취지가 무색해지고, 수능을 앞두고 학생들이 사교육시장에 발길을 돌리면서 성적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6월 모평 채점 결과를 보면,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중이 5.51%였다.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중 12.6%와 비교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진 학평에서는 영어 1등급 비중이 3.6%에 그쳤고, 지난 4월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진 학평에서도 영어 1등급 비중은 6.0%였다.

이처럼 영어 1등급 비중이 낮은 이유는 올해부터 EBS 연계방식이 직접 연계에서 간접연계(교재 밖 유사 지문 사용)로 바뀌면서 수험생들이 문제 풀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교육 당국은 풀이하고 있다.

교육 당국 관계자 등은 결과적으로 이처럼 영어 1등급 비중이 현저히 낮아질 정도로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것은 절대 평가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A 고 진학 담당 교사는 "상대 평가 과목인 국어·수학(1등급 상위 4% 내)과 달리 영어를 절대평가 하는 이유는 일정 정도 학업량이 되면 1∼2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학평과 모평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학력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일부 고교에서는 1등급 학생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EBS 교재 밖 유사 지문 사용과 어려워진 어휘에 대한 학습량을 늘려 성적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영어가 이처럼 어려우면 절대평가 취지가 무색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시로 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들 사이에서 수능 영어 등급이 낮아지면 최저등급(대학에서 원하는 국어·영어·수학·탐구 등 일부 과목의 합산 커트라인 등급)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B 고 3학년 학생은 "3월과 4월 학평에 이어 6월 모평까지 영어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돼 평소 1, 2등급 실력의 친구들이 2, 3등급 성적표를 받아들고 불안해하고 있다"며 "수능에서 가고자 하는 대학의 최저등급을 못 맞출까 봐 영어 과외를 받지 않던 일부 친구들이 과외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3월, 4월 학평과 6월 모평에서 영어가 어렵게 출제돼 절대평가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학생들의 불안감을 키운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며 "영어 1등급 비중은 7∼8%가량이 적당한 것 같고, 9월 모평과 11월 수능에서 난이도가 조절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영어를 좀 더 쉽게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