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은행 창구에서 계좌 발급이나 계좌이체 등을 대신해주는 인공지능(AI) 은행원이 시범 배치된다. 당장은 상품 안내, 서류 작성 등 간단한 업무를 대신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금융상품 추천 및 상담 등 고난도 영역에까지 투입될 전망이다. 올해 일부 점포에 우선 도입한 뒤 향후 전체 점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연내 계좌 개설과 이체·송금, 금융상품 안내 등 기능을 갖춘 데스크형 스마트 기기를 200대가량 도입해 일선 점포에 배치한다. AI 은행원은 고객 음성을 0.5초 이내에 95% 이상 이해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금융상품 추천 등 복잡한 기능은 영업점 직원이 직접 처리한다.

우선 오는 9월 서울 서소문점·여의도중앙점·홍제동점·의정부점 등 수도권 40개 점포 창구에서 이 같은 AI 은행원이 시범 배치된다. 내년 3월까지 도입 점포가 200곳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신한은행 전체 점포(약 850개)의 20%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이후 단계적으로 전국 모든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올 하반기 대형 영업점에 AI 은행원을 ‘채용’한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유형을 물어보고 필요한 서류 등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대출뿐 아니라 다른 금융상품에도 적용된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날씨 예보나 인근 교통 정보 등 비금융 정보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영상 합성 기술 스타트업인 라이언로켓과 함께 AI뱅커를 개발해 내년 영업점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KT, 한국IBM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함께 AI랩을 꾸려 금융 언어모델과 불완전판매 방지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영업점 일선에서 근무하는 AI 은행원은 아니지만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하나원큐’ 앱에서 AI 기반의 ‘자금관리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월 초 △월별 잉여자금산출 △입출금 거래 분석 △출금 성향 분석 등 개인화된 리포트를 제공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