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도전에 일단 잠잠…李측 "칼에 익숙한 분" 포문(종합)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 선언을 격렬히 비난하고 있지만,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는 30일 별다른 대응 없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다만 이 지사 측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출마 선언이었다"며 윤 전 총장을 향해 포문을 여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9일 대권 도전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 지사를 평가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 지사와는 24년 전에 성남지청에 근무할 때 자주 뵀다.

열심히 하시고 변론도 잘했다"며 예전 기억을 소환했다.

24년 전인 1997년은 윤 전 총장이 검사 4년차로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배치돼 일하던 때다.

당시 이 지사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후 시국·노동사건 변론 활동을 하면서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를 결성, 지역 시민사회 운동에 나서던 시기다.

윤 전 총장이 과거 인연까지 언급했음에도, 이 지사는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에 대해 "포장지밖에 못 봐서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X파일 논란에 대해서도 "정치는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만 답하며 직접 평가는 자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의 '로우키' 대응을 놓고 그의 지지층이 윤 전 총장과 일부 중첩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재명, 尹 도전에 일단 잠잠…李측 "칼에 익숙한 분" 포문(종합)
출마선언을 하루 앞둔 이 지사는 본인의 메시지를 가다듬는 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7월 1일 당 주자들이 함께하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캠프 내에선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생각보다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절하 속에서 본격적으로 윤 전 총장과의 '결전'을 벼르는 분위기다.

캠프 비서실장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 "출마선언을 뒤늦게 접했는데, 국민의 기대가 컸던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라며 "검찰에서 평생을 살아온 분이다.

칼을 들이대 뒤를 캐고, 벌을 주는 일에 익숙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과거에 대해 증오와 극단의 표현을 쓰며 지지층의 결집을 노렸지만,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지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수 대중을 운집시켜서, 어떤 분은 쓰러졌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이런 출발이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라고도 했다.

이재명계 원내 모임인 '성공포럼'의 대변인인 박성준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치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어제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을 보면 남 탓만 얘기하는 과거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