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첫 미니 LED TV인 LG QNED가 집 내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며 배치돼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첫 미니 LED TV인 LG QNED가 집 내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며 배치돼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가 프리미엄 LCD TV인 ‘LG QNED MiniLED’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QN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제품과 명칭이 같다. LG전자가 세계 TV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겨냥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선 과거 ‘QLED’ 명칭을 놓고 벌어졌던 두 회사 간 ‘TV전쟁’이 재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G QNED MiniLED는 화면 뒤편에서 빛을 쏴주는 부품인 백라이트에 기존 제품보다 광원 크기를 대폭 줄인 미니 LED를 적용했다. 대신 광원 수는 크게 늘렸다. QNED라는 명칭은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에 퀀텀닷과 나노셀 물질이 들어간 필름이 들어가는 것에서 따왔다. 이 필름 덕분에 더 정확하고 풍부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 고색재현 성능을 인정받아온 두 기술이 동시에 적용된 제품은 LG QNED가 처음이다.

고색재현이란 디스플레이에서 영상을 실제와 최대한 비슷하게 나오도록 색 재현율을 높인 것이다.

LG전자 '미니 LED TV' 시장 뛰어들다
LG QNED TV는 해상도(8K·4K), 크기(86형·75형·65형) 및 사양 등에 따라 총 7개 모델로 나온다. LG전자는 이번주 북미 주요 유통업체 공급을 시작으로 일본과 유럽, 한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LG QNED TV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에는 7월 중순께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하가는 8K 제품의 경우 509만~1680만원, 4K는 319만~820만원이다.

LG가 출시한 QNED는 공교롭게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NED’와 명칭이 겹친다. 삼성의 QNED는 ‘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emitting diode)’의 줄인 말이다. 나노로드라고 부르는 긴 막대기 모양의 청색 LED를 발광 소자로 삼는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무기물이 발광하는 형태다.

이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QLED 명칭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다. 2019년 LG전자는 ‘삼성전자 QLED TV는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인데도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삼성전자도 바로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올레드TV 광고에서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LG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대표기업 간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자 2020년 6월 모두 신고를 취하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QNED 명칭을 사용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제품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QNED로 특허청에 상표권 출원을 마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