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절친` 97세 멍거 "하루 최소 세 번 줌(Zoom) 쓴다"
"무언가 잘못된 게 분명하면 빨리 고쳐라. 기다린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의 단짝이자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는 2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사업 초기 시절 실패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60년 넘는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투자 거장들은 첫 만남도 남달랐다.

버핏은 "멍거가 자신의 농담에 웃으며 바닥에서 뒹굴었다. 그게 바로 내가 했던 것과 똑같았다"며 1959년 당시 저녁식사 자리에서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멍거는 "버핏의 불손함을 좋아한다"며 "거만한 수장들에게 기계적으로 아부하지 않는 버핏의 태도가 좋다"고 말했다.

처음에 버핏은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당시 변호사였던 멍거가 법률 자문으로 일하면서 그들의 우정과 사업 파트너 관계는 나날이 발전했다.

이후 멍거는 버핏의 조언대로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 1984년 버핏이 쓴 에세이에 따르면 멍거는 1962년부터 13년간 법률 회사와 투자 회사를 겸업하면서 연평균 19.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우지수 상승률인 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버핏은 당시 멍거와 긴 시간 전화 통화를 했던 일을 떠올렸다. 멍거 역시 "사업 초반 우리는 마치 사냥 탐험대 같았다"며 즐거운 시간을 떠올렸다.

버핏은 1962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매입을 통해 3년 후 경영권을 얻으면서 버크셔 해서웨이를 대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버핏은 현재까지 회장 겸 CEO를 맡고 있다.

멍거는 1978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이 됐으며 지금까지 버핏과 둘도 없는 사업 파트너로 지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급부상한 화상회의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특히 멍거의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Zoom)`에 대한 애정은 진했다. 멍거는 "줌을 좋아한다"며 "이러한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는 팬데믹 이후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더라도 계속 번창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97세의 멍거는 하루에 적어도 세 번은 줌을 이용하는 줌 마니아. 그는 호주에서 영상 통화로 계약을 성사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버핏은 스스로 "`줌 가이`가 아니다. 줌에 대해 어떤 이점도 못 봤다"며 "전화기가 훨씬 만족스러운 도구"라고 말했다.

팬데믹과 관련한 투자 거장의 소신 발언도 나왔다.

버핏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영향은 극도로 고르지 못했다"며 "수백만 개의 소규모 기업들은 끔찍한 피해를 입었지만, 대부분 대기업들은 압도적으로 수혜를 입었다"고 기업들 간의 불균형을 꼬집었다.

그는 또한 "코로나의 예측 불가능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코로나로부터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예상했어야 하는 비상상황에 대해 세계가 상당히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예림기자 yelim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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