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촛불집회 경탄한 세계…이제 방역·경제 높이 평가"(종합)

헌법기관장과 오찬서 정상외교 소회…"리더십 갖춘 미국이 돌아왔다"
박의장 "기관장 처신문제로 공직사회에 영향 없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헌법기관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포함한 유럽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오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대법관이기도 한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판 일정으로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의) 취임 초 무렵에는 우리나라가 촛불집회를 통해 폭력사태 없는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권을 교체한 것에 대해 세계 각국이 경탄했는데, 이제는 한국의 방역 역량과 경제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이전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양측이 군사안보동맹을 넘어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관련해 "외교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친화력이 뛰어나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등장으로 G7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합의가 더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더십을 갖춘 미국이 돌아온 것을 느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왕, 대통령, 총리가 외교활동을 분담하는 유럽처럼 우리도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며 "환영식이나 오찬 등은 국왕이나 대통령이, 실무회담은 총리가 하는 유럽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가짜뉴스 대응과 코로나 불평등해소, 돌봄문제 해결,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변화의 공정성 확보 등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 문제라는 것을 다자회의에서 느꼈다"고도 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성과가 국민과 기업에 실질적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이호승 정책실장은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과 선도형 경제 도약에 정책역량 집중하겠다"고 각각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슈가) 대선에 빨려 들어가 국회나 정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직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기관장들의 처신 문제가 공직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임기를 마치지 않고 사퇴한 점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비공개 오찬에서는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김부겸 총리를 향해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국회와 꼭 협의해주시고 야당에도 성의있는 설명을 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에 김 총리는 "여야가 쓸데없는 오해를 갖지 않도록 여야 모두에게 진지하게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