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바깥에 잇닿아 설치된 천막 안 공간은 건조물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내주 부장판사는 슈퍼마켓에 무단 침입해 물건을 훔친 혐의(야간건조물침입절도)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54) 씨에게 최근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박씨는 올해 1월 16일 오전 5시 38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슈퍼마켓에 무단 침입해 2만3천원 상당의 커피믹스 1상자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주인이 영업을 마친 뒤 출입문 앞에 쳐 놓은 천막 틈새를 열고 들어가 천막 안 물품 진열대에 있던 커피믹스를 훔쳤다.

박씨 측은 커피믹스가 있던 곳이 슈퍼 건물 앞 물품 진열대였고, 천막을 고정한 철판이 범행 당시 널브러져 천막이 고정돼있지도 않았으며 천막 바깥까지는 누구나 접근 가능하므로 천막이나 천막 안 공간은 건조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건조물뿐만 아니라 그에 인접해 건조물 이용을 위해 제공된 것이 명확히 드러나는 토지도 주위토지에 포함된다며 박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천막 내부 공간은 천막과 철판으로 인해 경계가 명확히 지어져 있어 슈퍼 이용을 위해 제공된 주위토지"라며 "피고인도 그 경계를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다른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인데도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