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의 자회사 HK이노엔이 다음달 공모에 나선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를 2조원대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22~23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받고 29~30일 일반청약을 할 예정이다. 상장 주식 수는 2890만여 주, 공모 주식 수는 1012만 주다. 상장 예정일은 8월 초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JP모간이다. 중복 청약이 금지돼 증권사 한 곳에서만 청약할 수 있다.

HK이노엔은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다. 본업은 제약 사업이다. 전신은 CJ헬스케어로 2018년 한국콜마가 CJ그룹으로부터 1조3000억원에 인수한 뒤 사명을 바꿨다.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984억원, 영업이익 870억원을 올렸다. 2019년 출시한 신약 ‘케이캡’이 성공을 거두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케이캡은 지난해 매출 812억원을 올리며 1년 만에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선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비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제 ‘IN-A010’을 비롯해 다섯 가지 신약의 임상을 수행 중이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 1상을 신청하기도 했다. 한국콜마에 인수된 뒤 제약바이오뿐만 아니라 병원용 화장품과 피부질환 치료제, 기능성 헤어제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증권가는 HK이노엔 매출이 올해 8000억원, 내년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콜마의 화장품 매출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HK이노엔이 상장하면 한국콜마의 핵심 사업이 화장품에서 제약바이오 사업으로 급격히 전환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HK이노엔 상장으로 한국콜마의 구주 매출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콜마는 HK이노엔의 최대주주로 지분의 5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채무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HK이노엔의 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를 통해 HK이노엔이 발행한 보통주 신주 93만4579주를 주당 5만3500원에 받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